탁신 "예상치 못한 실망스러운 일"
탁신 치나왓 전(前) 태국 총리가 자신이 창당한 '타이 락 타이'(TRT)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체 판결로 향후 5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된다.
헌법재판소는 30일 작년 '4.2 총선' 당시 TRT의 선거부정 행위에 대해 유죄를 인정, 정당해체 명령을 내렸다.
헌재의 정당해체 판결에 따라 탁신 전 총리를 비롯한 110명의 전.현직 당 간부는 향후 5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된다.
탁신은 1998년 '타이 락 타이'(태국인들은 태국인을 사랑한다는 뜻) 당을 창당했으며, 2001년에 총리로 취임한 뒤 집권 2기 시절인 작년 9월 19일에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총리직에서 축출됐다.
탁신은 쿠데타 직후 TRT 총재직 사임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전 부총리를 비롯한 당 고위직 인사들이 잇달아 탈당했다.
헌재는 이날 판결문을 통해 "TRT가 선거부정을 저지를 당시의 당 간부들은 모두 정치활동이 금지된다"며 "뒤에 당 간부직을 사임했더라도 유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 판결이 나온 후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탁신은 자신의 법률 고문이며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노파돌 파타마 변호사를 통해 이번 판결은 슬프고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노파돌 변호사는 친(親) 탁신 계 인사들이 운용하는 웹사이트(www.hi-thaksin.net)에 올린 글을 통해 "탁신 전 총리는 예상치 못하고 실망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에 매우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TRT에 너무 가혹했다"고 덧붙였다.
태국 군부에 의해 국내에서 폐쇄된 이 웹사이트는 헌재 판결 뒤 검은 바탕에 빨간색의 자극적인 글씨로 "TRT와 1천400만 지지자들이 처형됐다"는 문구를 써넣어 헌재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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