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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05 19:23 수정 : 2007.06.05 23:24

70년대 인도차이나 전쟁서 미국 편든 방 파오 장군
미사일 등 무기 반입 라오스 정부 건물 공격 기도

미국 검찰이 라오스 정부를 무력으로 전복하려는 기도를 적발했다. 주범은 미국의 2차 인도차이나전쟁을 도운 ‘어제의 동지’ 방 파오(76) 장군이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연방검찰은 라오스 사회주의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라오스군 소장 출신인 방 장군 등 9명을 구속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라오스 출신 망명자 8명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주방위군 중령 출신인 해리슨 울리히 잭이 피의자 명단에 포함됐다.

라오스 공산화에 따라 미국으로 망명한 몽족 사회 지도자인 방 등은 1천만달러(약 92억원)를 들여 지대공미사일과 대전차미사일 등을 구입해 이달 12일과 19일 타이를 통해 라오스로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사들인 소총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방이 이끄는 ‘라오해방운동’은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출신 등으로 용병부대를 조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공격 목표인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정부 건물과 군시설에 대한 정탐활동도 벌였다.

연방검찰은 “몇천명을 한꺼번에 사살하려는 음모가 진행됐다”며 “영화 대본 같은 얘기로 들리겠지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인도차이나 공산주의세력 분쇄에 협조했던 이들이 그때와 같은 일을 꾸미다 이제는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는 점에서 ‘역사의 아이러니’로 불릴 만하다.

방은 1960~70년대 미국이 북베트남과 벌인 2차 인도차이나전쟁에서 중앙정보국(CIA)과 협력해 싸운 인물이다. 그는 미국이 라오스 동부에서 북베트남의 병참선(호찌민 루트)을 차단하고 라오스 공산세력을 뿌리뽑으려고 벌인 ‘비밀전쟁’에 중앙정보국이 훈련시킨 몽족 병사 몇천명을 이끌고 활약했다. 그러나 1975년 베트남에 이어 라오스도 공산화되자 미국으로 도피했다. 미국은 ‘비밀전쟁’에서 폭격기를 50만회 출격시켜 라오스 인구 1명당 0.5t의 폭탄을 쏟아부었지만, 이런 사실은 당시 외부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다.

몽족 망명자들과 함께 체포된 잭은 1968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베트남에서 비밀작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이번 모의에서 무기 구입과 병력 조직을 담당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은 공산화 주역인 라오인민혁명당이 통치를 계속하는 라오스와 1992년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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