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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7 15:58 수정 : 2007.06.27 15:58

동전을 녹여 만드는 불법 면도기 때문에 인도 곳곳에서 심각한 동전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인도 콜카타 경찰은 최근 동전을 녹이는 시설을 운영하는 한 잡화상을 붙잡아, 동전을 녹여 면도기를 만든 뒤 이를 방글라데시에 밀수출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이 잡화상은 경찰에서 "인도의 1루피 짜리 동전 1개로 5∼7개의 면도날을 만들 수 있어 최소한 35루피의 가치가 있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면도기를 밀수꾼들이 정기적으로 방글라데시로 가져간다"고 털어 놓았다.

경찰에 따르면 당초에는 동전 자체를 밀수해 방글라데시 현지에서 녹여 면도기를 만들었지만, 불법 면도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인도 내에서 대량으로 동전을 녹여 파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도 북부의 일부 지역에서는 동전 부족이 심각하다.

아삼주의 한 차 농장에서는 인부들에게 마분지 형태의 동전을 발행하고, 이를 농장 내 물품 매매에 사용하도록 한 사례도 있다.

이 농장의 매니저는 "물론 우리가 사용하는 마분지 동전이 농장 밖으로 유출된다면 범죄를 저지르는 게 되겠지만, 이 근방에서는 좀체 인도 동전이 유통되지 않아 마분지 동전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콜카타 중심가에 위치한 은행 지점에는 동전을 구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는 상황이 일상이 되고 있다.


장사를 하기 위해 동전이 필요한 니타이 바닉씨는 "동전을 구하기 위해 긴 줄에 서보지만 곧 동이난다"며 "운 좋게 동전을 구한 사람들은 곧 큰 마진을 남긴 채 동전을 되팔기도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어쩌다 동전 구걸에 성공한 걸인은 몇배의 이득을 보게되는 사례도 있다.

인도 국세청은 이처럼 불법 면도기 제조 용도로 유출된 동전이 수백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국경수비대에 동전 밀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국세청 정보담당자인 S.K. 다타씨는 "동전 밀수사 성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중앙은행(RBI)은 만성적인 동전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콜카타시에 지난 2주간 600만루피 어치의 동전을 공급한 바 있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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