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8.17 21:10
수정 : 2007.08.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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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협력기구(SCO)6개 회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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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뒤 6500명 구모 ‘합동군사훈련’ 벌여
‘에너지 자원’ 기반 러·중 중심으로 미에 날세워
러시아, 중국이 이끄는 상하이협력기구(SCO) 6개 회원국이 미국을 겨냥해 지역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맞서 세력을 키워온 이들은 우랄산맥에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까지 벌이는 등 군사적·정치적 힘을 과시했다.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 회원국은 16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뒤 성명을 내고 “중앙 아시아의 안정과 안보는 해당 지역 국가들에게 맡겨질 때 가장 확실히 담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성명이 “전략적 요충지이자, 자원이 풍부한 이 지역에 미국은 간섭하지 말라는 분명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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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랄산맥 첼랴빈스크 부근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합동군사훈련 ‘평화임무 2007’에 참가한 중국군들이 16일 도열해있다. 첼랴빈스크/신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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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동군사훈련 무력시위=17일 폐막식으로 러시아 우랄산맥 첼리야빈스키에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 벌어졌다. 군인 6500명과 100대가 넘는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이 참여했다. 이 기구 창설 뒤 최대규모다. 특히 러시아군은 최근 잇따라 그 힘을 과시해왔다. 러시아 전투기 2대가 지난 7월 영국 영공 진입 앞까지 비행했고, 지난 8일에는 장거리폭격기가 괌까지 날아가 미전투기와 마주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7년동안 2000억달러(약 190조원)에 이르는 재무장 계획에 올초 서명했다. 이반 사프란추크 국제안보연구소 모스크바 소장은 “이 기구는 ‘미국은 중앙아시아에서 떠나라’는 게 기본 정치 요구며, 군사훈련을 하는 것도 미국이 떠난 뒤 이 지역의 안정을 책임질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갈수록 주목받는 SCO=2001년 창설된 상하이협력기구는 과거 ‘말잔치’로 끝났지만,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안보·자원·시장 확보, 러시아는 옛 소련권 주도권 확보, 중앙아시아 국가는 서방식 민주주의 및 자유시장 체제로부터의 방어 등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미국에 날을 세워, 2005년 이 기구는 회원국인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 미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지난해 미군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철수했다. 전세계 원유·가스 매장량의 최소 5분의1이 매장된 막대한 에너지 자원은 이들 회원국의 힘이 되고 있다. 16일 성명도 “에너지 부문은 안정된 경제성장과 안보를 위한 기반으로서 중요하다”며 에너지 협력도 강조했다.
특히 미국에 맞선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이 눈에 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국제적·지역적 문제를 일방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희망이 없다”며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난하고 다극체제를 강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회원국들은 직면한 위협을 명확히 알고 있으며, 안보를 스스로 돌봐야 한다”며 미국의 개입에 반대했다. <가디언>은 “러시아와 중국의 주된 협력 목적은 중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막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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