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9.13 20:43
수정 : 2007.09.13 23:17
|
12일 파괴 위기를 모면한 암각 석불상. 파키스탄 페샤와르 북쪽 190㎞의 제하나바드 지역에 있다. 제하나드바드/AP 연합
|
이슬람 무장세력 또 파괴 시도
주변 돌더미만 폭삭 ‘구사일생’
파키스탄 북서쪽 산악지역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이 2천년 전 새겨진 암각 석불(사진)을 폭파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파키스탄의 국경지대인 제하나바드에서 친탈레반으로 의심되는 이슬람 무장세력이 7m 높이의 거대 암각 가부좌석가상을 폭파하려 했다. 그러나 불상은 거의 손상되지 않고 주변 돌더미만 일부 무너져 내렸다.
무장세력은 10일 저녁 이 지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주민 아미르 칸은 “이들이 스스로 무자헤딘이라면서 불상을 파괴하러 왔다고 했다”며 “폭파하다 돌이 마을로 튈 우려가 있다고 말하자 이들은 총을 우리에게 겨눴다”고 말했다. 칸은 “돌에 구멍을 뚫는 드릴 소리를 두 차례 들었고 다음날 아침에 폭발음이 두 번 났다”고 덧붙였다.
불교예술 전문가인 피다 울라 세라이는 “이 석불은 간다라 시기인 1세기경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간다라 예술 양식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7세기까지 이 일대에서 번성하였으며,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과 통일신라 불교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멀지 않은 제하나바드 지역은 친탈레반 세력의 아성이다. 아프간 탈레반은 집권 시절인 2001년 반이슬람적이고 우상숭배라는 이유를 내세워 6세기에 건립된 바미안 석불상을 파괴한 적이 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