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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19 20:06 수정 : 2007.09.19 20:06

양곤 등 전국서 수천명 거리행진·연좌농성 ‘새 국면’

석유값 폭등으로 촉발된 미얀마(버마)의 반정부 시위가 승려들의 대규모 참여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얀마 승려 몇천명이 18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해 전국에서 반정부 거리행진을 벌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의 직접적 계기는 두 주 전 북부도시 파코크에서 정부의 석유값 인상에 항의하는 승려들의 평화 시위를 정부 당국이 폭력적으로 해산시킨 데 대한 반발이었다. 승려들은 당국에 17일까지 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

이날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양곤에서는 승려 400여명이 시민 몇천명의 환호와 박수 속에 불경을 외며 도심을 행진했다. 당국이 승려들의 목적지인 쉐다곤 불탑을 원천봉쇄하자 승려들은 불탑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서북 해안도시 시트웨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공포탄을 쏘며 승려 1천여명을 강제로 해산시켰다. 앞서 승려들은 군사정부와 관련있는 인사로부터 공양 시주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962년 이후 군사정권이 강권통치를 휘두르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5일 정부가 석유값을 최고 5배까지 깜짝 인상한 이후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군사정부는 그동안 150명 이상을 체포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반정부 인사들은 산발적이고 소규모로 발생한 시위가 승려들의 동참으로 한층 거세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 망명한 한 인사는 “반정부 지하조직들이 승려들의 시위에 동참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승려들은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어, 이들의 행동이 일반 국민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승려들은 지난 1988년 민주화 운동 당시에도 시위에 적극 참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승려들의 참여가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반 국민들이 강권통치를 휘둘러 온 군사정권의 폭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여전히 거리에 나서기를 주저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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