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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21 20:31 수정 : 2007.09.21 20:31

크베르 루주 2인자 ‘눈 체아’ 170만 살육 혐의로 체포
“정의를 위해 다행”…전 대통령·장관등 3명도 ‘조사중’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주역 크메르 루주에 대한 국제전범재판의 막이 올랐다.

캄보디아인과 외국인 판사로 구성된 국제재판소는 19일 크메르 루주 2인자였던 누온 체아(82)를 서부지역 도시 파일린의 자택에서 체포해 전쟁범죄와 인권침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킬링필드 범죄를 연구해온 ‘캄보디아 자료센터’의 욕 창 소장은 “누온 체아의 기소로 우리가 잃었던 것을 되찾을 수는 없지만 정의를 위해 다행스런 일”이라며 “크메르 루주의 잔혹한 범죄를 입증할 자료는 널려 있기 때문에 이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5년 집권한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 루주는 4년 동안 대규모 집단농장 이주와 가혹한 노동, 고문 등으로 170만명을 희생시킨 뒤 79년 베트남 침공으로 무너졌다. 크메르 루주는 이후 타이 국경 산악지대에서 훈센 정부를 상대로 게릴라전을 펼치다 98년 12월 투항했다.

킬링필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국제여론이 높았지만, 훈센 정부는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크메르 루주 출신 대부분은 어떤 법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왔다. 처벌받은 지도자급 인사는 99년 체포된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 투올슬렝 수용소(S-21 센터) 소장 두치가 거의 유일하다. 두치는 이 수용소에서 1만6천여명을 고문·학살한 혐의로 지난 7월 국제재판소에 기소됐다.

그동안 자유롭게 살아온 크메르 루주 지도자 가운에 법정에 선 이는 누온 체아가 처음이다. 크메르 루주의 이데올로그였던 누온 체아는 두치의 상관으로 투올슬렝 수용소의 최고책임자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두치는 체포된 뒤 “투올슬렝 수용소 수감자들은 모두 누온 체아가 직접 보내준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아는 지난 7월 <아에프페>(AFP) 통신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 죽이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투올슬렝 수용소 수감자 중 몇 안 되는 생존자인 춤 만은 “우리는 보복이 아닌 사과와 설명을 원한다”며 “누온 체아뿐 아니라 다른 크메르 루주 책임자들도 법정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의 오랜 논란과 진통 끝에 지난해 말 설립된 재판소는 3명을 더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소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 대통령 키우 삼판, 전 외무장관 이엥 사리 등일 것으로 보인다. 크메르 루주 1인자 폴 포트는 98년, 군 최고책임자 타 목은 2006년 숨졌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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