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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27 19:12 수정 : 2007.09.28 14:00

미얀마 반정부 시위 격화

89년 신군부가 버마서 미얀마로 개명
민주화단체 “정당성 없다” 버마 고집

“미얀마에서 반정부 시위가 ….”(<시엔엔> 등) “버마에서 승려들이 ….”(<비비시> 등)

같은 나라를 두고, 각 나라와 언론사마다 다르게 부르고 있다. 현재 미얀마의 공식 영어 국명은 ‘미얀마 연방’(The Union of Myanmar)이지만, 국호는 과거부터 두 가지가 함께 쓰였다.

지역마다 현지어로 발음이 달라, 과거 ‘미얀마’와 ‘버마’로 다르게 불렸다. 영국이 1886년 영국령 인도에 편입시키면서 버마로 공식 지명을 정했다. 1948년 독립 뒤 식민지 시절 명칭인 버마를 그대로 쓸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버마는 구어적으로, 미얀마는 문어적 국호로 같이 쓰였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군사정권의 국명 변경을 인정하느냐 여부 등에 따라 미얀마나 버마로 부른다. 신군부가 1988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이듬해 국명을 버마에서 미얀마로 바꿨기 때문이다. 군부는 식민지 잔재를 없애고, 버마족이 72%를 차지하는 미얀마에서 소수 인종의 반발을 없애기 위해 바꿨다고 밝히고 있다. 수도 이름도 ‘랑군’에서 ‘양곤’으로 변경했다.

한국은 1991년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결정 이후 미얀마로 표기하고 있다. 유엔도 “회원국이 원하는 대로 부를 수 있다”는 원칙에 따라 미얀마로 부른다. 프랑스와 일본 정부 등과 <에이피> <뉴욕타임스> 등도 미얀마로 표기한다.

반면, 미얀마 민주화단체 등은 “군사정권에서 국호를 마음대로 고쳐 정당성이 없다”며 버마를 국명으로 쓰고 있다. 1988년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군부가 인권 탄압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고 국호를 바꿨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정부 등과 <가디언> <워싱턴포스트>는 버마라고 부른다.


미 국무부는 “1990년 민주적으로 선출되고도 활동하지 못한 의회가 국명 변경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민주적 야당도 버마라고 계속 쓰고 있어 버마라고 부른다”고 밝히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25일 유엔 연설에서 “군사정권이 19년째 공포 통치를 강요하는 버마의 상황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군사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55개 단체는 27일 “무력진압을 중지하라”고 성명을 내면서 ‘버마 군사정권’이라고 지칭했다. 버마운동 영국지부 마크 파머너는 “미얀마로 부르면 상대적으로 군사정권에 유화적이라는 뜻이다”며 “하지만 인권 침해가 중요하지 무엇이라고 부르느냐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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