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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30 16:52 수정 : 2007.09.30 16:52

미얀마 군사정부는 유혈사태가 벌어진 지난 27일 에 흐틋 대변인을 통해 양곤 시내에서 진압군과 시위대의 충돌로 일본 사진기자를 포함, 9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으며 진압군도 31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미얀마 국영언론은 희생자 수가 10명 정도라고 보도했다.

과연 그럴까?

밥 데이비스 미얀마 주재 호주 대사는 이를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군정 당국이나 국영언론에 밝힌 희생자 수 10명보다 훨씬 많은 시위대가 숨졌다는 미확인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유혈사태가 벌어진 다음날 호주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난 밤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뒤 목격자들의 개별적인 보고를 받았다"며 "시위 현장에서 치워진 사체 수는 (당국의 발표보다) 훨씬 많아 10명의 몇 곱절이 된다"고 말했다.

희생자 수가 200여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反) 군부 단체인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를 위한 미국 운동'은 유혈 진압으로 시위 참가자 약 2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의 한 아시아 외교관은 최근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희생자 수는 최소 35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역시 인명피해 규모가 당초 보도된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군 수뇌부가 발포명령을 내렸는지, 진압군은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는지 여부도 가려져야 할 진실 가운데 하나다.

일본인 사진기자인 나가이 겐지의 사망에 대해 미얀마 정부는 진압군이 쏜 경고사격의 유탄을 맞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입수된 나가이 기자의 최후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는 시위 군중 속에 있던 그가 한 군인에게 떼밀려 땅바닥에 쓰러진 뒤 정면에서 총을 맞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미얀마의 한 언론인을 인용해 강제진압 이틀째인 27일 군경은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으며 최소 4명의 젊은이가 등에 총을 맞아 즉사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사태를 영상으로 담다 체포령이 내려져 태국으로 탈출한 교민 정범래(41) 씨는 미얀마에서는 " '군인은 사람을 죽여도 지옥에 가지 않는다'고 교육을 받는다"며 "군인들이 무자비하게 시위대에 총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88년 민주화 시위 당시 희생자 수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1천~3천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번 미얀마 사태의 희생자 수와 정황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자칫 역사 속에 묻힐 공산이 큰 형편이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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