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10.01 13:56 수정 : 2007.10.01 14:06

미얀마 양군에서 29일 군인들이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집으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다. AP/연합

미얀마 군사정권이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무자비하게 강제 진압했다.

군정은 시위대를 향해 방아쇠를 방긴 지난달 26일 이후 사흘만인 29일에는 국영매체를 통해 당당하게 시위진압 종료를 선언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자국민을 아무렇지도 않게 총과 곤봉으로 진압할 수 있는 군정 수뇌부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들어차 있는 걸까.

이에 대해 AP통신은 지난달 30일자 보도에서 예전 미얀마 국왕들처럼 군정은 자신들만이 유일하게 통치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군대만이 현대국가를 만들어갈 유일 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정은 그들의 45년간 통치를 문제삼는 사람이 한명이건 수만명인든 간에 모두 단순히 위협 요소로 간주하고 야만 세력을 다루듯 한다는 것이다.

미얀마 전문가인 메리 캘러한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그들은 국가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되는 것을 진압해 나가고 있다"며 "그들은 시위대가 국가의 안정을 해친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군정의 최고 실권자 탄 쉐 장군은 인종적 봉기를 진압하면서 자신의 군 경력을 쌓았고 1992년 최고 지위에 오른 뒤 정기적으로 황갈색 군복 차림으로 국영매체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라잘리 이스마엘 전 유엔 특사는 "그는 전형적인 군인같다. 그는 자신이 진정한 애국자이자 민족주의자라고 믿고 있다"고 평했다.


탄 쉐를 만난 적 있는 서방 외교관들도 그를 유머가 없고 딱딱하며 외국인 혐오증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는 국군의 날 기념식 때를 제외하고 거의 공식적 발언을 하지 않는다.

올해 74세인 그는 그 기념식에서도 국가가 여전히 미얀마 군대를 약화시키려 강대국들의 시도로부터 위협받고 있다는 말을 주로 했다.

그는 "그들(서방 강대국)은 불화와 불만의 씨앗을 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악화된 근년 들어 탄 쉐 장군은 점차 기괴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외교관들과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그는 2005년에 수도를 양곤에서 400㎞ 떨어진 정글지대로 밤사이에 옮긴 뒤 '왕도(王都)'라는 뜻의 네이피도로 이름붙였다.

새 행정수도에서 가진 첫 국군의 날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그는 옛 버마 국왕들의 대형 동상을 건립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 외교관은 회상했다.

건강이 악화된 요즘 그는 네이피도에 머물며 소장 장교들과 점성가들에 의존하며 지내고 있다.

그는 작년 딸의 결혼식에 참석차 양곤에 간 것이 몇 안되는 수도 밖 행차 중 하나였다.

무려 30만달러의 비용이 들었고 신혼부부에게 5천만달러 상당의 선물이 전달된 탓에 그 결혼식은 많은 미얀마인들의 공분을 불러왔다.

군정은 군병력 규모를 두배 늘린 40만명으로 증강했다.

양곤에서 지난주 일부 병사들이 발포를 거부했다는 비확인 소문이 돌고 있지만 역사가들은 군부의 단합이 유지될 것이고 전망하고 있다.

군인들에게는 충성을 유지할 많은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다. 군인과 그 가족은 일반인에 비해 훨씬 좋은 음식과 주택,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캘러한 워싱턴대 교수는 "군부 내에서는 이견도 있고 개인적 갈등도 있으나 그런 갈등이 정치적 사안으로 비화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며 "그 이유는 그들이 서로 밀착하는 게 이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