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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군에서 29일 군인들이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집으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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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쉐를 만난 적 있는 서방 외교관들도 그를 유머가 없고 딱딱하며 외국인 혐오증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는 국군의 날 기념식 때를 제외하고 거의 공식적 발언을 하지 않는다. 올해 74세인 그는 그 기념식에서도 국가가 여전히 미얀마 군대를 약화시키려 강대국들의 시도로부터 위협받고 있다는 말을 주로 했다. 그는 "그들(서방 강대국)은 불화와 불만의 씨앗을 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악화된 근년 들어 탄 쉐 장군은 점차 기괴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외교관들과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그는 2005년에 수도를 양곤에서 400㎞ 떨어진 정글지대로 밤사이에 옮긴 뒤 '왕도(王都)'라는 뜻의 네이피도로 이름붙였다. 새 행정수도에서 가진 첫 국군의 날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그는 옛 버마 국왕들의 대형 동상을 건립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 외교관은 회상했다. 건강이 악화된 요즘 그는 네이피도에 머물며 소장 장교들과 점성가들에 의존하며 지내고 있다. 그는 작년 딸의 결혼식에 참석차 양곤에 간 것이 몇 안되는 수도 밖 행차 중 하나였다. 무려 30만달러의 비용이 들었고 신혼부부에게 5천만달러 상당의 선물이 전달된 탓에 그 결혼식은 많은 미얀마인들의 공분을 불러왔다. 군정은 군병력 규모를 두배 늘린 40만명으로 증강했다. 양곤에서 지난주 일부 병사들이 발포를 거부했다는 비확인 소문이 돌고 있지만 역사가들은 군부의 단합이 유지될 것이고 전망하고 있다. 군인들에게는 충성을 유지할 많은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다. 군인과 그 가족은 일반인에 비해 훨씬 좋은 음식과 주택,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캘러한 워싱턴대 교수는 "군부 내에서는 이견도 있고 개인적 갈등도 있으나 그런 갈등이 정치적 사안으로 비화하는 일이 절대로 없다"며 "그 이유는 그들이 서로 밀착하는 게 이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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