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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2 19:29 수정 : 2007.11.22 19:29

인도네시아 함자 알라시드 소장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 온 인도네시아 함자 알라시드 소장

함자 하룬 알라시드(사진) 인도네시아 경제사회종합개발연구소 소장은 깨끗한 물과 위생적인 화장실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수인성 전염병으로 어린 딸을 잃은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화장실협회 창립 총회에서 만난 그는 “화장실은 단순히 위생의 문제가 아니다”며 “깨끗하고 아름다운 화장실은 빈민들의 존엄성을 높이는 지금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80년대부터 풀뿌리 시민운동에 매진해온 알라시드 소장은 1997년 “이것저것 다 다루던 슈퍼마켓식 시민운동을 접고” 도시 빈민층 화장실 보급 운동에 전념하게 됐다. 가난한 이들의 삶을 개선하는 열쇠를 깨끗한 화장실에서 찾은 것이다.

세계 최대의 무슬림 나라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도와 위생적인 화장실 없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30% 남짓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알라시드 소장은 그동안 100여개 지역에 2만5천달러(약 2330만원)나 하는 최첨단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건설했다. 화장실 한곳은 평균 200여명이 사용한다. 소액의 사용료를 받아 화장실 유지비를 충당한다. 분뇨 처리과정에서 생기는 메탄가스는 마을 주민들의 취사용으로 제공된다.

알라시드 소장은 “화장실을 더 싸게 만들어 더 많은 이에게 보급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그러나 우리의 고급스러운 화장실이 세워진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화장실에 어울리게끔 길을 아름답게 가꾸고 집을 단장한다”고 말했다. 좋은 화장실이 빈민들에게 긍지를 높이고 빈곤 탈출을 위해 노력하도록 이끄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무슬림 나라인 인도네시아에서도 사람들이 화장실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불쾌하게 받아들인다”며 “화장실 없이 생활하는 세계 26억명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물질적 투자 못지않게 사고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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