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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3 20:20 수정 : 2008.01.13 20:20

천수이볜

이념보다 경제 쟁점화로 ‘정권 심판’ 풀이 많아

이번 대만 총선은 한국 대선의 닮은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거 기간 내내 경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치러진 한국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하자 후보들이 서로 자신을 ‘대만의 이명박’으로 포장하는 진풍경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국민당은 대만 경제 침체와 정권의 무능을 강조하며 민진당을 공격했다.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과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2년 연속 한국에 뒤졌다며 위기감을 부추겼다. 대만의 물가 급등과 실업률 상승도 정권의 무능을 드러내는 ‘호재’로 사용됐다. 대만 독립 노선이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이에 민진당은 대만 독립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국민당의 승리는 중국의 승리라는 논리를 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번 총선이 정당에 대한 투표라기보다는 천수이볜 총통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띈 것도 비슷하다. 천 총통은 취임 이후 대만 독립에 대한 찬반을 경계로 정치적 대결을 조장함으로써 지지자들을 결집했다. 국민당은 이런 정치투쟁에 경제가 뒷전으로 밀렸다며 천 총통을 공격했다. 국민당의 이런 전략은 천 총통 가족들의 비리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유권자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를 국민당에 대한 지지로 해석할 순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랴오다치 중산대 교수는 “국민당의 승리는 천 총통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에서 나온 반사이익”이라고 평가했다. 예야오핑 전 민진당 의원은 “천 총통의 정치적 대결정책이 가족의 부패와 경제적 실패를 은폐하는 책략으로 비친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의 민심이 바뀌면서 여야의 권력균형이 무너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만 정치는 대선과 총선에서 여야의 균형을 잡는 저울추 현상을 보여왔지만, 이번 대선에선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민진당이 텃밭인 가오슝에서 패배한 것은 유권자들의 오랜 균형감각이 무너진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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