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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축출된 지 17달 만에 귀국한 탁신 친나왓 전 타이 총리가 28일 수도 방콕의 대법원에서 보석을 허가받아 떠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방콕/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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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복귀 여부 촉각…대법원 ‘일가 비리’ 곧 재판 2006년 9월 군부 쿠데타로 권좌에서 쫓겨나 부패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17개월 만인 28일 귀국하자 법원이 곧바로 보석을 허가해 반탁신 세력의 분노를 자극했다. 군부의 민정 이양이 갓 마무리된 타이 정국의 소용돌이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홍콩에 머물던 탁신은 28일 오전 9시40분께 타이항공 편으로 방콕에 도착했다. 그는 무릎을 꿇고 땅에 입을 맞춘 뒤, 환영 나온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이날 새벽부터 공항에 모여든 4천여 환영 인파는 “우리는 탁신을 사랑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오전 내내 춤추고 노래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우려했던 친탁신 세력과 반탁신 세력의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즉시 그를 체포해 대법원으로 호송했다. 대법원은 그를 20분 만에 보석금 800만밧(약 2억5천만원)을 받고 풀어줬다. ‘허락 없이 출국할 수 없다’는 조건이 달렸다. 타이 땅을 밟은 지 1시간을 갓 넘은 11시께 그는 법정을 떠나 자유롭게 됐다. 풀려난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나와 가족들은 최악의 희생양”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법원은 탁신과 부인 포자만의 방콕 부동산 구매 외압 관련 재판을 3월12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특수수사부는 탁신 일가의 숨긴 재산을 수사 중이다. 2006년 초 싱가포르 회사에 주식 733억밧어치(약 2조3천억원)를 매각하고도 세금 한 푼 내지 않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모든 게 유죄로 밝혀지면, 탁신은 최고 15년형까지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탁신 쪽은 모든 혐의가 ‘정적’들이 꾸민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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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정치상황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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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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