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께 윤곽…지지차 좁혀져 투표율 오를 듯
언론 대리전 가열…유엔 가입 투표는 무효 전망
대만 총통선거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7시 타이베이 중정구 카이다거란로에 ‘남색 물결’이 넘실댔다. 국민당을 상징하는 남색 모자를 쓴 지지자들은 마잉주 후보가 그려진 깃발을 흔들며 연신 “정권 교체”를 외쳤다. 연단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 비친 마 후보의 모습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한 여성 지지자는 “고지가 멀지 않았다”며 “좀더 힘을 내자”고 말했다. 이곳에서 총통부는 300여m에 불과하다.
셰창팅 민진당 후보도 이날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그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며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가오슝에서 마침내 역전의 계기를 잡았으니 희망을 놓지 말라고 독려하는 그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한 지지자는 ‘역전승’이라고 쓰인 팻말을 흔들며 “이번 선거는 대만과 중국의 대결”이라고 외쳤다. 민진당은 이날 저녁 9시30분 타이베이에서 대만 민주주의 수호대회를 열었다.
투표의 날이 다가오면서 타이베이가 술렁거리고 있다. 두 후보의 선거전을 마무리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린 곳에선 지지자들의 함성과 구호가 끊이지 않았다. 국민당 원로인 리덩후이 전 총리가 셰 후보 지지선언을 한 데 자극 받은 탓인지, 마 후보를 지지한다는 유명 인사들의 고백도 잇따랐다. 시내 호텔의 한 직원은 “대만의 유명 연예인들이 모두 지지 후보에 따라 줄 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지지도가 좁혀지고 있다는 관측이 돌면서 유권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병원에선 환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집단으로 의사의 허락을 받았다는 소리도 들린다. 대만에서 3년 살았다는 한 교민은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04년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4년 대선 때 투표를 하루 앞두고 천수이볜 후보가 총격을 받는 사건이 터졌던 탓인지 경찰의 경계도 한층 강화됐다.
민진당은 국민당의 매표 의혹을 계속 제기하며 마 후보의 우세를 뒤집으려 안간힘을 썼다. 테레스 샤힌 전 재미대만협회 대표의 입을 빌려 마 후보가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다는 의혹도 다시 제기했다. 그러나 마 후보는 “국민당의 누구도 표를 매수하지 않았다”며 민진당의 주장에 강력한 부인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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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를 하루 앞둔 21일 야당인 국민당의 마잉주 후보가 타이베이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동안, 경호원이 총탄막이용 방패로 보호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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