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인데, 겨울연가 라고… 남자배우(배용준) 너무 멋져요… “
“지금 방송 중인 TV 를 보는 중인가요? “
“아니요. 전에 방송했다고 했는데, 그 때 보지 못해서 지금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보는 중인데… 아주 재미 있어요. 근데 아저씨는 한국사람 이에요? “
“네… 아가씨는 한국말은 모를텐데… 보자… 아 ! 터키어 자막이 나오는 구나.”
“한국 드라마 참 재미 있어요. 얼마전 대장금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봤어요. 영애씨 너무 이뻐요. !!!”
“아네… 그럼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다 볼수 있나요?”
“그럼요. 방송 할때는 몰라서 또 시간이 맞지않아 못 본것을 나중에 이렇게 보니 좋네요.” 참 우연히 만난 주유소 아가씨와의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오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그래… 방송 당시에 큰 반응이 없었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었구나.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 관심있는 사람들이 볼수 있을 것이고, 조만간 상용화 한다는 IPTV 까지 등장한다면,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효과적으로 보급할 수 있고 이를통해 한류 바람의 불씨를 다시 키워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을 하니 새로운 활기가 나는 듯 했다. 오늘 아침, 터키 최대의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뉴스와 소식을 둘러보고 있던 중, 갑자기 내 눈에 확 다가온 표지 문화 안내란이 있었다. “김기덕 감독의 기다려 왔던 작품 ‘비몽’이 막 도착 했다. 지금 영화관에서 만나 보세요.” 한국 영화가 수입 되었구나… 아니 그런데 이건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다. 터키 최고의 언론사 홈페이지 첫면에 한국이 아닌, 김기덕 이란 이름으로 안내가 뜬다는 것은, 한국 영화가 ‘한국’이란 국가이미지 가 아닌 감독의 역량과 이름 즉, 실력으로 터키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반증 아닌가. 사실 그동안 한국영화가 수차례 유력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게 되면서 영화 메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었고, 박찬욱, 김기덕 등의 이름은 이미 거장 감독, 유명 감독의 대열에 올라서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작년에 터키 최고 대학중 하나인, 보아지치 대학의 영화동호인 모임에서 한국영화주간 행사를 한다는 연락과 함께 초청장을 보내 왔기에 별 기대없이 인사차 참석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약 100명 남짓 수용이 가능한 공간에는 거의 빈 자리가 없었고, 영화 상영에 이어 무대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토론 에서의 열띤 토론과 참여도를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 기사화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때와는 확연히 다른… 확실한 한국영화 메니아 층이 형성 되어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해마다 열리는 이스탄불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주간을 설정해 한국영화만을 연속 상영 하기도 했고, 내년 초에도 개인적인 메니아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영화주간 행사를 스스로 개최 할 계획이 있다고 하니, 한국 영화는 이미 나름대로의 메니아 층 확보에 성공을 했다는 확신이 든다. 그렇다면 이제 할 일은 무엇인가. 한국의 정부(문화관광부)와 주관기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관련 업체 (방송사 및 제작/보급사) 등이 터키 시장으로의 진출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신중히 그러나 적극적인 마켓팅을 해야 할 것이다. 기회란 언제 지나갈지 미리 알수 없지만, 미리 준비하고 기다린다면 오는 기회의 뒷머리채를 꽉 잡아 낚아 챌 수 있다고 했다. 어찌보면 이제 터키는 한국과의 새로운 관계 증진을 위한 좋은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것 인지 모른다. 그동안의 전통적인 유대관계, 서로에 대한 기대감, 무역 교류의 확대, 군사 교류의 확대, 관광 교류의 확대 등으로 이어져온 양국간의 관계가 지금 더 할나위 없이 좋다면 그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공고히 하기위한 문화/예술의 협력이 필요한 적기가 지금이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 현지에 있는 우리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돕고 협력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머지않아 터키에서도 한류의 바람이 흡족하게 불어 올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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