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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23 20:18 수정 : 2009.04.23 22:50

파키스탄 탈레반 무장대원들이 22일 반자치 부족지역인 오라크자이의 은신처에 모여 있다. 18일 이 지역에서 자살폭탄공격으로 20여명의 보안요원이 숨진 뒤 파키스탄군은 19일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이곳 무장세력의 은신처를 공습했다. 오라크자이/AFP 연합

이슬라마바드 근처 요충지대 ‘부네르’ 점령
미 클린턴 국무 “세계 안보에 치명적” 경고

‘파키스탄 쇼크’가 점점 현실로 변하고 있다. 탈레반 세력이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약 110㎞ 떨어진 전략 지대를 장악해, 파키스탄 최대 인구 밀집지역인 펀자브주로의 진공을 본격화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파키스탄 상황이 “미국과 세계 안보에 치명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자르다리 정부 포기하나 클린턴 장관은 22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강한 어조로 파키스탄 사태를 경고했다. 특히 파키스탄 정부가 탈레반에 굴복하고 있다며 파키스탄 국민들이 “정부에 강력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수장으로서는 이례적인 발언으로, 미국이 사실상 파키스탄의 자르다리 현 정부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파키스탄 정부는 기본적으로 탈레반과 극단주의자들에게 굴복하고 있다”며 “반란분자들과 탈레반, 알카에다, 테러리스트 연맹에 점점 더 많은 땅을 양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슬라마바드에서 1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거리까지 테러리스트들이 계속 진출하고 있지만, 파키스탄이 현존하는 위협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해, 이슬라마바드 함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클린턴은 “파키스탄의 민간 정부와 군부 내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분노와 우려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파키스탄 현 정부에 대한 극단적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북서변경주 탈레반 영향 지역
■ 탈레반, 펀자브 진출 본격화 탈레반 세력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약 110㎞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대인 부네르를 점령했다. <뉴욕타임스>는 부네르 지역 관리들을 인용해 탈레반 무장세력들이 이 지역에 통제권을 확립했다고 보도했다.

인구 100만명의 부네르는 북서변경주 제2의 도시인 마르단의 입구다. 이 지역이 함락됐다고 곧바로 이슬라마바드가 위협받지는 않지만, 파키스탄 중심부로 밀고들어가고 있는 탈레반의 힘과 정부의 취약한 대응력을 드러내는 것이다. 스와트지대 등 산악지역에서 활동하던 탈레반 세력이 파키스탄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펀자브주 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탈레반은 곧 이슬라마바드에서 50㎞ 떨어진 만세라 근처 칼라바카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집권연정에 참여한 ‘자미아트 울레마 에 이슬라미’(JUEI)의 파즐 우르 라만 총수가 22일 국회에서 밝혔다고 현지 일간 <더 뉴스>가 보도했다.

지난 13일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이 북서변경주의 스와트지역에서 탈레반의 샤리아(이슬람 율법) 통치를 승인한 이후 탈레반 세력은 더욱 거센 기세로 확장되고 있다. 탈레반 세력과 파키스탄 군은 지난 2월 이 지역에서 탈레반이 샤리아 통치를 하는 조건으로 휴전에 합의해, 의회의 만장일치 승인을 얻었다.

탈레반 세력들은 펀자브 지역 무장세력들과 연합해 급속히 세력을 넓히며, 중앙정부의 공권력을 무력화하고 있다. 마이크 뮬런 미국 합참의장은 22일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파키스탄 군, 정보 당국자들과 만났다. 그는 최근 2주 동안 2차례나 파키스탄을 방문해, 미국의 우려를 드러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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