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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5.06 19:21 수정 : 2009.05.07 01:40

파키스탄 줄잇는 피란 행렬 5일 파키스탄 북서변경주 스와트계곡의 최대 도시 민고라의 버스 터미널에서 지역 주민들이 버스에 몸을 싣고 피란을 떠나고 있다. 파키스탄군은 이 지역에서 탈레반 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민고라/ AP 연합

정부군, 미와 정상회담 뒤 탈레반 거점 탈환나서
탈레반 “군 공세는 미국의 사주…강력 응징 할것”

파키스탄이 내전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파키스탄군이 탈레반 세력의 통치지역인 북서변경주 스와트계곡 지역을 탈환하겠다며 대대적 공세에 나서, 이미 4만~5만명의 주민이 탈출하는 등 약 50만명 규모의 난민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탈레반 소탕을 다짐했고, 탈레반은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나섰다.

파키스탄군은 6일 스와트의 에메랄드 광산 근처에서 35명, 인근 부네르에서 27명 등 60명 이상의 탈레반 무장대원을 사살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약 8천~1만명의 파키스탄 정부군은 5일부터 스와트계곡 외곽지역에서 헬기 등을 동원해 대규모 공세에 나섰으며, 6일 이 지역에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탈레반 무장대원들은 스와트 지역의 최대 도시인 민고라의 정부 청사와 경찰서 등을 점거한 채 도로매설 폭탄 공격 등으로 반격에 나섰다. 6일까지 민고라에서는 약 4만~5만명의 주민이 전투를 피하기 위해 걸어서 혹은 버스 지붕 위까지 올라타고 피란에 나섰다. 피란민 라이크 자다(33)는 <에이피>에 “(스와트에서)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방에 로켓이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와 탈레반 세력은 지난 2월 스와트계곡 지역에서 탈레반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통치를 한다는 조건으로 교전을 중지하는 휴전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탈레반이 지난달 말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약 100㎞ 떨어진 부네르까지 점령하면서 휴전협정이 사실상 와해됐다. 정부군은 지난달 26일부터 반격을 시작해 부네르를 탈환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파키스탄 정부와 군이 탈레반의 세력 확장에 손을 놓고 있다며 자르다리 정부에 대한 지지 포기 의사까지 밝히며 압박하자, 파키스탄군은 적극 공세로 돌변했다.

탈레반 대변인 무슬림 칸은 무장대원들이 스와트계곡 지역의 90%를 장악하고 있다며 정부군의 부네르 작전 이후 휴전협정은 사문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통치자들이 미국에 굽실거리는 것을 중단한다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해, 군의 이번 공세는 미국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란민들도 정부가 외세의 압력으로 공격에 나선 것을 비난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5일 워싱턴을 방문해 자신의 정부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미국 조야 지도자 설득에 나섰다. 그는 이날 하원 외교위 소속 의원들을 만나 탈레반 소탕과 핵무기 관리를 다짐하고, 미국이 이미 약속한 75억달러 규모의 경제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6일 오바마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등과 만나 탈레반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미국은 일단 자르다리 정부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리처드 홀브룩 아프간·파키스탄 특사는 5일 하원 청문회에서 “자르다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라며 “그는 우리의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미국의 이익에 사활적으로 연관된 나라의 지도자로서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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