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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당 쌀 생산량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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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향상 위해 업체에 보조금 지급… 토양 질 악화
인도 펀잡주의 농부 부핀더 싱(55)은 쌀알 크기의 요소비료 낱알 50㎏을 막 자기 농장에 뿌리고 돌아왔다. “이게 없으면 작물들이 시들해보여요. 지난 10년 동안 토양이 나빠지면서 이전 같은 수확량을 내려면 요소를 더 쓸 수밖에 없어요.” 12억 인구대국에 기적같은 식량자족의 길을 열었던 인도의 ‘녹색혁명’이 요소비료에 시들고 있다. 질소질 화학비료인 이 성분의 과도한 사용이 토양을 갈수록 악화시키는 것이다. 인도의 쌀 생산성은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보다 떨어졌고, 지난해 식량 가격은 19% 치솟았다.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래 미국의 식량지원에 의지했던 인도는 1967년 멕시코에서 밀 종자를 수입해와 식량자족 꿈 실현에 나섰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선 화학비료가 필요했다. 의식주조차 해결되지 않는 가난한 농민들이 비료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법은 정부 보조금밖에 없었다. 정부는 비료값을 통제하고 12%의 이익이 보장되는 보조금을 비료업체에 지급했다. 비료의 균형이 깨진 건 1991년부터다. 보조금이 정부 재정을 악화시키자 당시 재무장관이던 만모한 싱 현 총리가 보조금폐지에 나섰다. 비료업체들의 맹렬한 로비가 시작됐고, 의원들도 표밭인 농촌지역의 반발을 우려해 반대에 나섰다. 결국 타협책으로 요소에 대한보조금만 남았다. 전문가들의 권고비율은 4:1이지만, 하리아나주의 경우 지난해 칼륨보다 질소계 비료를 32배 더 썼다. 펀잡주는 24배였다. “이런 비율은 재앙”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마침내 인도 정부도 최근 개혁을 선언했다. 비료 완제품이 아니라 업체들이 인산, 칼륨, 마그네슘 같은 요소를 생산할 경우 보조금을 줘, 농민들의 비료 혼합비율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소 보조금은 여전히 살아남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000만명 농민들의 협동조합이 가장 큰 비료업체인데다 급격한 요소값 상승은 농민 시위로 이어지고 농민표를 잃을 것이란 정치적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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