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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12 19:30 수정 : 2010.03.13 11:14

탁신 재산 몰수 판결로 촉발
* 레드셔츠 : 탁신 전 총리 지지파





타이 정국이 다시 소용돌이치고 있다. 12일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세력인 이른바 ‘레드셔츠’들이 수도 방콕으로 잇따라 모여들면서 시위대와 군경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레드셔츠들의 집결은 14일 방콕 시내에서 열릴 대규모 반정부 집회의 예고편 격이다. 탁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희생을 치르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레드셔츠들에게 도덕적 지지를 보낸다”며 시위를 독려했다. 주로 두바이에 체류하던 탁신 전 총리는 반정부 시위를 후원하기 위해 이날 개인 전용기를 타고 이웃 나라인 캄보디아의 시엠레아프에 도착했다고 타이 일간 영자지 <더네이션>이 보도했다.

레드셔츠 지도자 중 하나인 자투폰 프롬판은 “오늘은 소집단 집회를 하게 될 것이고, 14일 ‘백만인 행진’ 이전에 전의를 다지는 목적”이라며 “평화적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지만 정부 쪽이 시위대를 향해 먼저 발포할 경우 정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14일 낮 12시께 의회 해산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낭독한 뒤 시위를 시작할 것”이라며 “정부가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시위 강도를 높이고 시위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6일 타이 대법원은 탁신 전 총리의 동결 재산에 대해 몰수 판결을 내려, 친탁신 세력의 결집에 불을 지른 셈이 됐다. 친탁신 세력은 이 재판을 정치적 재판으로 규정하고 현 정부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14일 집회는 친탁신 세력인 레드셔츠와 반탁신 세력인 옐로셔츠 사이의 한판 대결이 될 전망이다. 친탁신 세력이 내년 12월로 예정된 다음 선거 이전에 현 정부를 퇴진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14일 집회 참가자 규모에 달려 있다. 정부는 이에 맞서 5만명 이상의 군경을 방콕에 배치하고 11일부터 23일까지 방콕 전역과 7개주 일부 지역에 대해 통행금지 및 이동제한을 가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을 적용하기로 하는 등 정면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탁신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지지자들은 빈민·농민층 지원에 앞장선 인물이라고 치켜세우는 반면, 반탁신 세력은 방만한 시혜정책으로 국고를 축내고, 부정부패로 재산을 축적했다고 비난한다. 옐로셔츠와 레드셔츠의 엇갈린 평가는 군사 쿠데타와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2007년 12월 총선에서 친탁신계 ‘피플파워당’(PPP)이 승리했으나, 옐로셔츠의 반정부 시위로 2008년 12월 현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다. 정권이 바뀌자, 이번에는 레드셔츠가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 4월 대규모 시위로 아세안+3 정상회의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타이 정국은 14일 집회를 계기로 또다시 요동치면서 사회적 갈등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국의 중심을 잡아야 할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82살로 쇠약한 것도 혼돈의 한 원인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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