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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07 20:22 수정 : 2011.07.07 22:59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식당에서 지난달 18일 열린 ‘순종적인 부인 클럽’ 지부 창설식에서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뉴스

전세계 회원 1000여명, `아내 순종’ 교육…인권단체 반발

“당신의 남편에게 1급 성매매 여성보다 더 성적 만족을 주는 여성이 돼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성매매나 가정폭력, 인신매매 같은 사회병리현상이 사라진다. 이같은 문제는 남성들이 성적으로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난다.”

믿기지 않겠지만, ‘순종적인 부인 클럽’의 부회장인 여성 로하야 모하멧이 얼마 전 실제로 한 말이다. 영국 <가디언>은 7일 이 클럽이 요르단에 이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지부를 세우더니 올해 말에는 런던과 파리에도 지부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논쟁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클럽은 이슬람 여성들에게 어떻게 배우자를 침대에서 만족시키는가를 가르치는 곳으로, 올해 초 요르단에서 설립된 뒤 전세계 회원이 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말레이시아 지부의 사무총장 파우지아 아리핀은 “보통 성매매 여성은 훌륭한 잠자리만을 제공하지만 아내는 사랑과 감동까지 줄 수 있다”며 “아내들이 남편에게 성매매 여성보다 더 많은 것을 준다면, 그들은 밖으로 나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연히 이런 시대착오적인 운동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얼마 전 지부가 설립된 싱가포르에서는 이 클럽을 반대하는 페이스북 계정이 만들어졌다.

싱가포르 여성인권단체인 어웨어(AWARE)의 부대표 할리자 모하멧은 “이 클럽은 여성과 진보적인 남성의 인권을 동시에 후퇴시키고 있다”고 힐난했다. 싱가포르의 이슬람 종교회의 또한 “이 운동은 근시안적”이라며 “결혼의 행복은 아내로부터의 성적 만족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 여성부 장관 로비아 코사이는 “이 클럽은 난센스”라며 “말레이시아에서 이혼의 대부분은 경제적 문제 탓이지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적이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클럽이 유럽 각지에 지부를 만들겠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발표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당장 싱가포르 지부부터 이름을 바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싱가포르 지부 공동창립자인 다를란 자이니는 “클럽의 이름이 너무 논란을 불러 일으킨다”며 “‘행복한 가족 클럽’ 정도로 개명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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