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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5 18:08 수정 : 2005.12.25 18:08

필리핀 빈민촌 ‘바세코’ ‘주민이 직접 재개발’

아시아 아시아인

지난달 10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빈민지역 바세코의 한 주민조직인 ‘카발리캇’(필리핀어로 ‘어깨 걸고’라는 뜻)의 사무실을 찾았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도 흠뻑 잠긴 비포장도로를 지나 빽빽하게 얽혀 있는 전신줄을 따라 가다보면, 운동장도 없는 초등학교 건물 옆에, 조그마한 사무실이 있다. 이 공간은 낮 시간에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 뒤 교실로 이용된다.

56㏊ 정도 되는 바세코 지역은, 1970년대부터 수도권에서 무허가로 살던 사람들이 해당지역 철거뒤 이주해 살면서 형성된 빈민지역이다.

바다와 파식강가 인근에 빽빽하게 판자 집을 짓고 1만 가구 이상이 살고 있다. 이 빈민지역은 최근 잇단 대형 화재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재활의지가 꺾이지 않은 곳으로 유명하다.

대부분 건설노동자나 노점상을 하면서 사는 이 지역 사람들은 2001년 이 지역이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포함되면서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도시빈민협의회라는 비정부기구의 도움을 받아 2001년 카발리깟이라는 주민조직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철거 뒤 지역 재정비’라는 계획 대신에, 스스로 이 지역을 재개발하는 ‘주민 주거 계획’을 세워 정부부서나 대통령궁,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 지역 중 52㏊를 주민들의 주거 지역으로 인정하고 양도했다.

그러나 2002~2004년 우연한 화재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대형 화재가 세차례나 일어났다. 하루아침에 자신들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에 대한 구제는 정부 밖의 손길로부터 시작됐다. 빈민들의 주거 문제를 지원하는 해비타트 인터내셔널과 가와드 칼린가라는 단체는 화재 피해자들에게 주택을 공급해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피해자들이 새 집을 만드는 공동 노동에 일정시간 참여하면 집을 가질 수 있게 한 것이다. ‘땀’의 대가로 이들은 귀중한 자기 집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20005년에도 또 한 번의 화재가 났지만, 이제 이 지역에는 1200여가구의 새 집들이 만들어졌다. 지금도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카발리캇의 대표인 저르지 텔노레트(37)는 “화재 이후 쓰레기 더미로 가득했던 황무지가 길이 넓혀지고 새로운 집들이 지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주민들이 실제 사는 데 필요한 수도나 전기의 공급은 열악하다. 전기는 한 곳에서 따서 쓰고 있으며, 물 역시 한 수도에서 몇백가구가 20리터들이 1통에 1~2페소씩 내며 받아쓰고 있다“고 했다.

마닐라/정법모 통신원· 아시아엔지오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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