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1.27 18:46 수정 : 2006.01.27 18:46

대미의존 줄이고 ‘남남협력’ 강화전망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이 떠오르는 석유 소비대국 중국과 인도를 나란히 방문했다. 사우디 국왕의 인도 방문은 51년만의, 중국 방문은 15년만의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사우디가 미국 등 서방에 대한 일방적인 의존을 줄이고 중국·인도와 새로운 ‘남남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22~24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연 데 이어, 24~27일 인도를 방문해 만모한 싱 인도 수상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압둘라 국왕은 중국과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에 관한 협정 등 모두 5개의 의정서에 서명했고, 인도와도 에너지 협력과 상호 투자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압둘라 국왕의 인도 방문 기간 동안 사우디는 인도에 앞으로 5년 동안 전자통신, 발전소, 화물기, 철도 분야 등에 모두 1000억달러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캐쉬미르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압둘라 국왕은 또 지금까지 인도가 요청해온 이슬람회의기구(OIC)에 관찰자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지지하기로 했다. 인도의 이슬람회의기구 참여는 지금까지 사우디의 맹방인 파키스탄과 이란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압둘라 국왕은 23일 베이징에서 후 주석과 만나 중국 하이난에 있는 1억t 규모의 비축능력을 갖춘 석유저장시설에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약속하는 내용을 포함한 에너지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압둘라 국왕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손잡고 푸젠·칭다오 등지에 석유정제시설을 건설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해 8월 왕위를 계승한 이래 첫 해외 나들이에 나선 압둘라 국왕은 중국·인도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파키스탄도 방문한다. 이슬람권에서 대표적 친미국가로 꼽히는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이 미국 등 서방 대신 ‘아시아 순방’에 먼저 오른 건 9·11 이후 사우디와 미국 사이의 미묘한 기류 변화 때문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견해다. 리웨이젠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중동연구실 주임은 “압둘라 국왕의 아시아 순방은 서방만 바라보던 사우디가 중국과 인도의 잠재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원유 가운데 17%를 공급했고, 인도 수입 원유의 25%를 공급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