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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3 19:18 수정 : 2006.04.03 19:18

숙련공은 물론 비숙련공도 부족
귀농바람·저출산으로 갈수록 인력난

세계의 공장 중국이 ‘저임금 시대’를 졸업하려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값싼 비숙련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조립가공 제조업을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왔으나,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라 이런 성장모델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량훙 골드만삭스 아시아본부 집행이사는 1일 중국 관영 <21세기 경제보도>에 투고한 글을 통해, 중국의 저임금·비숙련 노동시장 내부에 큰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량 이사는 우선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고도 경제성장을 지속해온 결과 숙련 노동력의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숙련 노동력의 부족 현상은 이미 2002년부터 감지됐으며, 2004년 중국 언론매체의 큰 주목을 받았다. 2004년에는 비숙련 ‘농민공’(농촌 호구이면서 도시에서 일용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력)은 넘쳐나면서도 일정한 숙련을 거친 노동력은 부족한 ‘이중 현상’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숙련 노동력은 물론 비숙련 농민공조차 부족한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고 량 이사는 지적했다.

비숙련 노동력의 부족은 지난해 중국 당국이 사회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도농·빈부·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농업세를 폐지한 결과 더욱 심각해졌다. 중국 당국이 농업세의 폐지와 함께 농촌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도시에서 저임금과 차별대우 속에서 아무런 사회 보장도 받지 못한 채 위험한 노동에 노출돼온 농민공들이 농촌으로 대거 돌아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지난 2001~2003년 사이 평균 5%에 그쳤던 농촌지역의 수입 증가율이 2004년과 2005년 각각 12%와 11%를 기록했다며, 농촌 진흥정책이 농민공들을 다시 농촌으로 불러들이는 흡인력을 지녔다고 1일 분석했다.

량 이사는 인구 구조의 변화도 현재 중국의 노동력 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노동력을 구성하는 15~24살의 남성과 18~35살의 여성 인구가 1978년 이후의 ‘1가구 1자녀’ 가족계획 때문에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크게 적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평균 교육 수준이 높아진 점도 비숙련 노동력 부족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2005년 현재 새로 취업하는 인구의 평균 교육 연수는 11년인 데 비해, 노동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노동력의 평균 학력은 4년으로 조사됐다. 노동자의 평균 학력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은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업종의 노동을 꺼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노동력 부족과 임금 상승에 따라 외자 기업들이 서서히 중국에서 짐을 싸려 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일 “동부 연안에 있던 적지 않은 기업들이 아직 임금이 덜 오른 우한, 충칭, 후난 등 중국의 내륙 지방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외자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인도,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새로운 저임금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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