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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25 17:54 수정 : 2007.04.25 19:32

중국 국가 가사바꾸기 풍자 유행

증시과열 등 풍자

중국 누리꾼 사이에 중국 국가의 가사를 바꿔 현실을 풍자하는 글이 널리 나돌고 있어 중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24일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최근 중국 상하이와 선전의 증권거래소가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의 가사를 바꿔,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현실을 풍자했다. 국가의 첫 구절 “일어나라(起來)”는 발음이 비슷한 “돈이여 오라(錢來)”로 바뀌었고, “노예가 되길 원하지 않는 자들아/우리의 피와 살로 새로운 만리장성을 쌓자”라는 섬뜩한 혁명 구호는 “아직 계좌를 트지 않은 자들아/우리의 증권으로 새로운 만리장성을 쌓자”라는 유머로 변했다. 마지막 구절 “전진, 전진, 전진!”에서 ‘전진(前進)’은 “돈 들어와라”란 뜻의 ‘전진(錢進)’으로 둔갑했다.

‘미링’이란 아이디의 누리꾼이 올린 ‘2007년판 국가’는 더욱 풍자적이다. ‘노예’와 ‘노력’, ‘민족’의 ‘족(族)’과 돼지란 뜻의 ‘저(猪)’, ‘가장(最)’과 ‘취하다(醉)’의 발음이 같거나 비슷하다는 데 착안했다. “노예가 되길 원하지 않는 자들아”를 “노력하길 원하지 않는 돼지들아”로, “중화민족이 가장 위험한 시기에 처해 최후의 함성을 지른다”란 구절은 “중화 명돼지가 술 취해 위험한 시기에 처해 취객의 멱따는 소리를 지른다”로 바꿨다. “적들의 포화를 무릅쓰고”란 구절은 역시 비슷한 발음을 이용해 “땅에 떨어진 만두를 향해”로 신랄하게 비꼬았다.

‘디프만’이란 아이디의 누리꾼은 좀더 진지하다. 국가에 나오는 “피와 살로 만리장성을 쌓자”는 구절에 대해선 “탄광 지하에 얼마나 많은 원귀들이 묻혔는지 떠올리라”는 주석을 달고, “최후의 함성을 지른다”는 구절에 대해선 “집값 폭등, 의료난, 교육난으로 지르는 비명”이라고 풀이했다.

국가 가사 바꾸기 현상에 대한 누리꾼의 찬반도 팽팽해, “이런 식의 풍자는 신중해야 한다”(닝징)는 의견도 있고, “비록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실을 잘 꼬집었다”(아이싸자오)는 주장도 있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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