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에서 출생한 시진핑의 당서기 취임은 역사적으로 베이징과 대립해온 상하이의 자존심에 큰 생채기를 냈다. 시진핑은 저장(浙江)성 성장을 역임하면서 장강삼각주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상하이는 더이상 성장을 우선시하는 발전전략을 고수할 수 없게 됐으며 중앙정부의 '우호우쾌(又好又快)'에 보조를 맞춰야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 정부는 거시경제 목표를 지난해 '우쾌우호'에서 올해부터는 '우호우쾌'로 '쾌'와 '호'의 순서를 바꾸었다. '쾌'보다 '호'를 앞세운 것은 빠른 성장보다는 성장방식과 분배를 고려해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상하이는 중앙 정부의 정책이 지방정부에 어느정도 먹혀들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리트머스 용지 역할을 하고 있다. 각종 거시정책 조정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주요 거점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도시가 상하이다. 이런 와중에 톈진(天津) 빈하이(濱海)지구의 부상은 상하이를 위협하는 또 다른 경쟁자다. 빈하이의 부상은 크게는 중국의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상하이 시민들은 자원이 상하이에 집중되지 않도록 견제하려는 중앙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황쥐의 사망에 대해 상하이 시민들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상하이의 국유기업에 다니는 천(陳)모씨는 "황쥐의 정치적 역할이 중단상태에 있었던 만큼 그의 사망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상하이가 경제중심으로서 역할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쥐의 사망이 중국 경제를 이끌어온 상하이의 위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진병태 특파원 jbt@yna.co.kr (상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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