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31 00:54
수정 : 2008.03.31 00:54
아테네선 티베트사태 항의시위 계속…21명 체포돼
지난 24일 채화돼 그리스 전역을 돌았던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30일 중국 정부에 인계됐다고 A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성화 인계식이 열린 아테네 파나테니안 스타디움 밖에서는 티베트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대 21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등 중국의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시위는 계속됐다.
그리스올림픽조직위의 미노스 키리아코우 위원장은 이날 인계식에서 류치(劉淇)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장에게 성화를 전달했으며, 성화는 항공편으로 31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뒤 21개국에 이르는 해외 봉송 대장정에 나선다.
이번 성화 봉송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긴 기간인 130일 동안 총 13만7천km 여정을 달린다.
키리아코우 위원장은 연설에서 "올림픽 성화는 올림픽 이념과 가치에 대한 찬사와 자긍심, 신념을 일으키는 영원한 상징"이라며, 봉송 기간에도 성화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류치 위원장은 "중국 정부와 국민은 화려한 성화 환영식을 갖고 2008년 올림픽성화 봉송의 막을 올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스타디움에 모인 7천명의 관중은 마지막 봉송주자인 그리스의 삼단뛰기 선수 흐리소피기 데베치가 그리스와 중국 국기가 도열한 스타디움에 도착하는 것을 지켜봤다.
같은 시간 스타디움 밖에서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티베트를 구하라"는 구호와 함께 티베트 유혈 사태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들고 경찰 저지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체포된 시위자는 그리스인 13명, 인도인 7명, 네팔인 1명 등 모두 21명이다.
시위에 참가한 환경운동가 로자 미나쿠리(65)는 "우리의 목적은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탄압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성화는 전날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도착했다. 이날 아테네에서는 2천명 이상의 경찰 병력이 중국의 티베트 시위 유혈진압에 반발하는 이들에 대비하며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니키타스 카클라마니스 아테네 시장을 포함한 봉송주자들은 올림픽기와 중국, 그리스기를 흔들며 거리에 도열한 수 천명 인파의 환영을 받으면서 아테네 거리로 들어와 별다른 돌발사태 없이 아테네 도착행사를 마무리 했다.
'화해의 여정(和諧之旅)'으로 명명된 이 야심 찬 성화봉송 행사는 채화식부터 일부 시위대가 난입하는 소동으로 얼룩져 이날도 돌발사태에 대한 우려가 적잖은 상황에서 치러졌다.
그리스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성화의 아크로폴리스 도착 과정에서 외신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금지, 비난을 사기도 했다.
중국의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인권단체 등은 향후 계속되는 성화 해외 봉송 루트에서도 항의 시위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이미 내달 6일 런던에서 성화 봉송 저지를 위한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계속되는 시위 국면에 대해 왕웨이(王偉) 베이징올림픽조직위 부주석은 "우리는 올림픽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온 것이지 정치적 논쟁을 위해 온 것이 아니다"고 말했으며, 키리아코우 위원장은 "시위자들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무게를 두지 않았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이날 성화 환영 행사를 하루 앞두고 톈안먼(天安門) 광장에 대한 경계를 부쩍 늘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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