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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가면 바링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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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후는 이미 늙은 세대” “90후는 비주류적 성향”
중국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바링허우’(80후)와 ‘주링허우’(90후)가 서로의 정체성을 헐뜯으며 인터넷에서 거친 공방을 펼치고 있다. 1980년 이후 태어난 바링허우는 90년 이후 출생한 주링허우를 ‘젤리족’이라고 몰아붙인다. 젤리처럼 뚜렷한 형체가 없고, 여러가지 색깔을 띠고 있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는 비유다. 선배 세대로서 후배 세대의 개인주의적 성향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반면, 주링허우는 바링허우를 ‘딸기족’이라고 공격한다. 딸기처럼 겉으론 탐스럽고 예쁘지만 얼마 안 가 물러터진다는 것이다. 바링허우가 이미 새로운 세대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이다. 선배들에게 당신들은 이미 낡은 세대라고 낙인을 찍은 셈이다. 딸기족이 먼저 딴지를 걸었다. 지난 3월 인터넷에 ‘바보아빠의 비주류에 대한 뉴스’라는 제목의 15분짜리 동영상(사진1)이 떴다. 자신을 바링허우라고 소개한 이 동영상의 주인은 종이로 만든 가면을 쓰고 나타나 “비주류란 머리가 이상한 놈들”이라고 험담을 퍼부었다. 주링허우를 대표하는 ‘빈티지 패션’(끝이 닳고 색이 바랜 오랜 옷과 장식으로 치장하는 패션)과 사이트 디자인, 문체까지 일일이 보여주며 ‘멍청한 것들’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뉴스 형식을 빌린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인터넷에 퍼졌다. 그의 독설에 찬반을 표명하는 댓글이 속속 올라왔다. 바링허우 누리꾼들은 “여러분들에게 비주류의 만 가지 악행을 알려주겠다”는 바보아빠의 당찬 선언에 기다렸다는 듯 박수를 쳐댔다. 이어 ‘돈 좀 번 바링허우가 주링허우의 비주류를 비웃다’는 제목의 10분짜리 동영상(사진2)이 떴다. 목욕수건으로 상반신을 가리고 노트북 앞에 앉은 이 동영상의 주인은 자신을 ‘바링허우 소자본가’라 칭하며, 사회통념을 무시하는 주링허우의 삐딱한 성향을 공격했다. ‘천을 두른 여인’이란 별명을 얻은 이 동영상의 주인은 “주링허우가 진정한 비주류의 정신을 모른다”며 “그들이 비주류를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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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천두른 바링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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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논쟁은 인터넷 곳곳에서 전투를 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인육검색을 통해 반대편의 이름과 집주소, 전화번호, 사진을 찾아 도마에 올렸다. 사흘 만에 관련 사이트의 클릭 수가 120만에 육박했다. 이후에도 거친 공방이 오가더니 5월 쓰촨성 대지진이 발발하고 나서야 겨우 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휴전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진현장의 구조와 복구 과정에서 바링허우가 펼친 헌신적인 자원봉사 활동에 찬사가 쏟아지자, 주링허우에 대한 비판이 다시 불붙었다. 바링허우들은 주링허우가 지진 피해자들에게 동정심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주링허우들이 세상과 동떨어진 채 다르게만 살려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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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게임기든 주링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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