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9.24 22:20
수정 : 2009.09.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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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중국의 쓰촨성 청두 시내에서 마오쩌둥의 동상 새 단장에 한창이다. 청두/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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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국 60돌 용의 승천] ② 되살아나는 마오쩌둥
관광지 된 저우자좡향 ‘집단농장’
뤼자좡에선 ‘집체기업’ 1개만 명맥
마오쩌둥식 사회주의 개조의 산물인 인민공사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과 함께 시대의 유물로 전락했다. 중국 정부는 1982년 농민들에게 토지경작권을 허용함으로써 인민공사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최근엔 농민들의 토지경작권에 대해서도 전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엔 인민공사의 잔해가 남아 있다. 허베이성 저우자좡향은 지금도 노동 분담, 집중 경작, 식량 분배라는 인민공사 체제를 유지한다. 이곳의 토지와 노동력은 모두 인민공사의 소유다. 분담이니 분배니 하는 계획경제 시대의 용어들도 여전히 일상적으로 쓰인다.
이런 우직함은 이 마을을 독특한 관광지로 만들었다. 방문객들은 집단농장을 둘러보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한다. 주민들은 마을을 ‘아름다운 자연과 사회주의의 이상이 살아 있는 청정지대’로 홍보하며 관광객들을 손짓한다. “인민공사가 여행사로 전업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허베이성 뤼자좡도 30년 가까이 집단노동과 공동분배를 기본으로 하는 인민공사 체제를 고집하고 있다. 개혁개방의 대세를 거스르고 있다는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은 인민공사가 제시하는 노동의 규율을 엄격히 지킨다. 향 간부는 100일, 대대 간부는 200일, 생산대장은 300일이라는 연간 노동시간을 채워야 한다.
뤼자좡은 이를 통해 급속도로 부를 축적했다. 공동재산을 활용해 다른 마을에선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농업의 기계화를 시도했다. 제지공장을 시작으로 담요공장과 철물공장, 모자공장 등 집체기업 16곳을 세워 한때 연간 1000만위안(18억원)의 이윤을 창출했다. 주민들에겐 사회주의의 기적을 이뤘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그러나 지금 뤼자좡에선 예전의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흔히 사회주의의 병폐로 지목되는 눈치보기와 적당주의가 만연하면서 생산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황금알을 낳던 집체기업들도 하나둘씩 도산해 지금은 모자공장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뤄자좡 농민의 1인당 순수입은 6200위안으로 주변 마을의 6794위안에 한참 뒤졌다.
뤼자좡의 운명은 사회주의적 실험으로 격동했던 마오쩌둥 시절의 한계와 가능성을 돌아보게 한다. 중국 <청년보>는 최근 러자좡의 번영과 쇠락 소식을 전하면서 그 어떤 열정과 천재성도 세월의 변화를 이길 순 없는 것 같다고 술회했다. 베이징/유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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