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하이성 퉁런현 승려들, 불꽃 피우며 지지표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가운데 달라이 라마의 고향인 중국 칭하이(靑海)성의 티베트인들이 달라이 라마를 지지하는 불꽃을 피우는 의식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칭하이성 황난장족자치주 수도로 티베트인 밀집지역인 퉁런(同仁)현의 티베트인과 승려들은 춘제(설) 연휴를 맞아 불꽃을 피우는 의식을 하면서 달라이 라마의 오바마 대통령 면담을 지지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티베트(시짱.西藏) 자치구와 북쪽으로 접해있는 칭하이성은 과거 티베트의 세력권이었던 곳으로, 티베트인들은 이곳을 `암도'로 부르고 있다. 특히 칭하이는 달라이 라마가 1935년 태어난 곳으로, 현재 이곳에는 전체 주민의 4분 1가량이 티베트인이다. 퉁런현 계곡에 위치한 불교사원의 승려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로 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달라이 라마의 오바마 대통령 면담을 지지하는 뜻으로 춘제 기간 불꽃을 피웠다고 전했다. 로산 이라는 이름의 승려는 "우리는 중요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만 불꽃을 피운다"고 말했다. 티베트인과 승려들은 `미국의 소리'를 비롯한 외국 단파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달라이 라마의 오바마 대통령 면담 소식을 알게 됐다고 한다. 몇몇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가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데 대해서도 자부심을 나타냈다.테단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승려는 "13억의 한족 가운데 노벨 평화상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600만명 밖에 되지 않는 티베트인 가운데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나왔다"면서 "왜 우리가 달라이 라마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쁨을 표시하면서도 향후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두려움을 나타내는 티베트인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은 "달라이 라마가 오바마 대통령을 면담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매우 흥분된다"면서 "그러나 중국 정부가 우리에게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한편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티베트 독립운동가들이 주장하는 대(大) 티베트 지역은 티베트 자치구 이외에 칭하이성 전체, 간쑤(甘肅)성의 3분 1,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자치구의 4분의 1, 쓰촨(四川)성의 3분의 1, 윈난(云南)성의 4분 1 등 6개 성 및 자치구에 걸쳐 있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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