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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호랑이가 눈밭에서 놀고 있다. 이번에 중국 선양 삼림야생동물원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호랑이 11마리도 시베리아호랑이로 감독당국은 아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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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물원서 최근 11마리 숨져
언론들 ‘숨겨진 음모’ 의혹 제기
호랑이의 해에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의문의 ‘호랑이 집단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동북지역 랴오닝성 선양의 삼림야생동물원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3개월 동안 시베리아 호랑이(동북 호랑이) 11마리가 잇따라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임업국 등 감독 당국은 1차 조사를 벌인 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이 동물원이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며 “영양실조로 아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최근 발표했다. 민영기업이 운영해온 이 동물원은 경영난에 빠져 있었고, 지난해 11월 호랑이가 직원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져 안전상 이유로 영업을 중지했다. 임금을 받지 못하던 직원들이 지난 10일 파업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호랑이 26마리 가운데 11마리가 3개월 만에 잇따라 숨진 사실이 드러났다. 멸종위기에 처해 1급 보호동물로 지정된 시베리아 호랑이의 집단 의문사로 중국은 발칵 뒤집혔다. 특히 언론들은 사건 뒤 숨겨진 ‘음모’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동물원 직원들은 호랑이들이 죽은 뒤 ‘호랑이뼈 술’을 담가 몇 개의 큰 단지에 보관했으며, 춘절(설)을 앞두고 동물원 관리자들이 고위관리 등 중요 손님들에게 선물로 보냈다고 증언했다고 <신경보>는 보도했다. 동물원이 매년 정부에서 300만위안의 보조금을 받고서도 먹이를 줄 돈이 없었다는 것, 지난해 12월초 동물원이 토지 매각에 나선 뒤 호랑이들의 집단 죽음이 시작된 점 등 의문투성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호랑이들의 비극이 전국적 관심을 끌자 선양시 정부는 대책팀을 구성하고 남아 있는 호랑이들을 돌보도록 7백만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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