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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에서 퍼올린 음식 쓰레기가 둥둥 떠 있는 폐식용유. <법률계>인터넷판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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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서 추출돼 연간 200만~300만t 유통”
발암물질도 포함…전체 유통량의 10% 추정
한밤중 인적이 드문 식당 근처 하수구에 삽과 대형 통을 든 사람들이 나타난다. 기름기 투성이의 음식물 쓰레기를 잽싸게 퍼내 통에 담은 뒤 다음 목적지로 사라진다. 쓰레기 범벅인 식용유는 걸러져 식당 등으로 팔려나가 식탁에 오른다. 중국 국가식용유표준화위원회 팀장인 허둥핑 우한공업학원 식품공학과 교수가 폭로한 중국 식용유 산업의 단면이다. 7년간 쓰레기 식용유를 연구해온 허 교수는 18일 <중국청년보> 인터뷰에서 “하수도나 음식물 쓰레기에서 추출한 재활용 식용유가 중국에서 연간 200만~300만t씩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연간 소비되는 식용유는 2250만t으로, 중국인들이 섭취하는 식용유의 10분의 1이 불법 쓰레기 식용유인 셈이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허 교수와 연구팀은 최근 우한 지역 식당 근처의 하수도를 돌아다니며 직접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허 교수는 “업자들은 하수도에서 퍼올린 식용유를 하루 동안 여과, 가열, 침전, 분리, 정제해 가짜 식용유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쓰레기 식용유에는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글리세린트리에스테르가 함유돼 있고, 장기간 섭취하면 발육장애와 장염, 지방간, 신장 부종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허 교수는 경고했다. 특히 독성이 독극물인 비상의 100배에 이르는 강력한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곰팡이가 내는 발암성 독소)도 들어 있다. 쓰레기 식용유 산업은 엄청난 이윤이 남는 거대 산업이다. 허 교수 연구팀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1t의 식용유를 생산하는 데 300위안 정도의 비용이 들고 한 통당 70~80위안의 이윤이 남는 것으로 추산한다. 쓰레기 업자가 보통 하루 4통의 식용유 쓰레기를 수거하기 때문에 이를 가공해 일반 식용유의 절반 가격에 팔아도 한사람당 매달 1만위안 이상의 고소득을 올린다. 허 교수는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현실상 쓰레기 식용유가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10년의 세월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 교수와 연구팀은 이번 폭로 뒤 업자들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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