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4.15 21:00 수정 : 2010.04.15 23:41

지난 14일 규모 7.1의 지진이 강타한 중국 칭하이성 위수현 제구진에서 생존자들이 공터에서 폭격을 맞은 것처럼 폐허가 된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위수/AP 연합뉴스

중 ‘칭하이성 지진’ 구조 현장
이틀째 1000여명 구출…주검 100여구 발굴
이재민 10만명 추산…영하날씨에 거리서 밤새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중국 칭하이성 위수티베트족자치주 위수현의 구조작업은 삼중고에 부딪치고 있다. ‘세계의 지붕’ 티베트고원의 희박한 산소와 영하를 넘나드는 날씨, 접근의 어려움이다.

전날 현지 경찰이 주로 진행한 구조작업은 15일 오후부터 구조 인력이 속속 도착하면서 활기를 띠었다. 중국 언론들은 이틀째 구조작업으로 1000명 이상이 폐허에서 구출됐고, 주검 100여구가 발굴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은 고산병이라는 적을 만났다. 평지의 3분의 2 내지 절반에 불과한 산소 농도 때문이다. 해발 2500m가 넘는 지역으로 갑자기 이동할 때 생기는 고산병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생명을 위협한다. 위수현은 고도가 해발 4000m 안팎이다. 중국국가지진국은 “많은 구조대원들이 고산병 증세를 보이고, 구조견들의 활동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은 추위와도 싸우고 있다. 멀쩡한 건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15일 밤 수천명이 이틀째 노상에서 담요로 밤을 새워야 했다. 밤샘작업을 벌이는 구조대원들도 추위와 함께 강풍에 시달렸다. 중국 기상당국은 며칠간 피해 지역 밤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민이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당장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절박한 상태다.

피해 지역이 칭하이성 성도 시닝에서 860㎞나 떨어져 있는 것도 악조건이다. 중국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짐하며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지만, 구조 인력과 자재, 물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국영매체들은 “위수의 작은 공항엔 연료 공급 시설이 없기 때문에 구조기들이 여분의 연료를 싣고 가는 바람에 구조품을 실을 공간이 적어졌다”고도 보도했다. 지진과 산사태로 곳곳에서 도로가 끊기고 다리가 무너져, 평소 자동차로 12시간 걸리는 길은 이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 힘들다. 일부 구조대원은 장비가 없어 맨손과 쇠막대기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다. 한 현지 의사는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모든 게 없다. 의료용 알코올도, 주사기도, 마취제도 없다”고 말했다. 현지에선 텐트로 만든 임시병원에서 부상자를 치료하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재민 수용을 위해 텐트 4만개를 준비했지만 15일에는 일부만 피해 지역에 도착했다.

한편, 지난 14일 아침 일찍 등교했던 학생들이 무더기로 희생된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지 교육관리는 학생 66명과 교사 10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에 말했다. 2008년 5월 쓰촨 대지진 때는 다른 건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허술한 학교 건물들이 많이 무너져 ‘두부 학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피해가 집중된 위수현 중심지인 제구에서 10㎞ 떨어진 사원에서는 승려 70여명이 실종됐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