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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4.20 19:35 수정 : 2010.04.20 21:55

전직 은행원 2000여명 모여

“후진타오 주석,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합니다.” “원자바오 총리, 우리는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지난 19일 오전 중국 베이징 천안문(톈안먼) 광장 근처의 창안제에서 해고 노동자 2000여명이 구호를 외치며 국제 노동자들의 노래인 ‘인터내셔널가’를 불렀다. 6·4 천안문 민주화 시위 21돌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베이징 중심가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이날 시위에 나선 것은 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등 4개 국영은행에서 일하다 중국판 정리해고인 ‘샤강’(下崗)을 당한 전직 은행원들이다. 전국 20여개 지역에서 상경한 이들은 아침 8시께 중국공산당 관할 아래 있는 노조 조직인 중화전국총공회 앞에서 ‘정당한 해고 보상금 지급’ 등을 청원하는 집회를 열었다가 총공회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자, 공상은행 본사가 있는 천안문 광장 부근 창안제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고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곧바로 경찰이 출동해 7대의 경찰버스를 동원해 시위대를 포위한 뒤 10시30분쯤 시위대 가운데 300여명을 연행했다.

이들은 국영은행들이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고 퇴직을 강요한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공상은행 후베이지점에서 정리해고된 우리쥐안은 “18년을 일했는데 2002년 은행이 2만1000위안(약 340만원)의 보상금을 내걸고 퇴직을 강요하면서, 1년 안에 퇴직하지 않으면 한푼도 주지 않겠다고 위협했다”며 “아직까지 사직서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은행 광시지점에서 일했던 천빈은 “20년 동안 일했는데 3만5000위안의 보상밖에 받지 못하고 정리해고된 뒤 지금까지 실업자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두 사람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직전 상경시위를 하다 1년간 수감되기도 했다.

중국에선 2001~2005년 금융시스템 개혁 당시, 국영은행 직원 14만명이 1회 보상금을 받고 해고됐다. 당시 은행 책임자들이 강압적으로 직원을 해고하는 등 노동법을 위반한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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