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8.08 21:13
수정 : 2010.08.08 21:13
후진타오 “최근 문화계 문제있어”
정부, ‘도덕주의적 검열’ 본격화
중국 지도부가 ‘저속한’ 대중문화를 겨냥해 ‘문화혁명’에 나서고 있다.
“중국 문화계에 퍼진 범속·저속·세속영합주의(3속)를 결연히 제압해야 한다”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발언이 지난달 말 <신화통신>에 보도된 뒤 고위 관리들과 관영 언론들이 일제히 ‘반3속’ 운동에 나서고 있다.
차이우 문화부장은 6일 “중국에서 매년 400여편의 영화와 수백편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나오지만 그중 몇편이나 고전으로 인정될 수 있겠느냐”며 문화계의 저속한 풍토를 비판했다. 차 부장은 “문화는 소프트파워”라며 “문화 발전을 통해 경제발전의 품질과 품격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일부 작품과 배우들이 공격을 받고 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홍루몽>에서 여주인공 임대옥이 옷을 벗은 채 죽음을 맞이한 장면에 대해 <인민일보>가 “저속한 유행요소로 원작의 예술정신을 전복시켰다”고 비난했다. 6일 <글로벌 타임스>는 여성적인 복장을 하고 성적으로 대담한 내용을 공연하는 코미디언 샤오선양을 비판했다. 올해 들어 텔레비전 공개구혼 프로그램들이 부와 물질주의를 과시하는 출연자들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큰 인기를 끌자, 중국 당국은 6월부터 검열조처를 가동해 최근 이를 도덕주의적인 내용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3일부터 한달 동안 베이징에선 국가 예술단체들이 모여 우수 프로그램을 공연하는 행사도 열고 있다.
홍콩 <명보>는 “최근 여러 정황을 볼 때 중국이 새로운 도덕운동을 시작하고 있다”며 “저속 문화의 범람은 현재 중국 사회의 도덕적 곤경을 보여주며 개혁의 중점 과제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비비시>(BBC)는 6일 “세계 양대 경제대국이 된 중국 지도부가 소프트파워와 국가의 문화적 영향력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이 최근 문화운동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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