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8.10 22:50
수정 : 2010.08.1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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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판매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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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판매증가 16개월만에 최저…하반기 더 줄듯
정부 내수부양에 지난해 45% 성장 등 과속 ‘후유증’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식어가고 있다. 실물경기 위축으로 침체했다가 올초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던 세계 자동차업체들로선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9일 중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7월 대리점 판매대수가 94만6200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64% 증가했으나, 6월에 비해서는 9.27% 줄었다고 발표했다. 판매 증가율은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도 7월 자동차 소매 판매가 82만23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지만, 6월보다는 3.4% 줄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재고도 올해 초 43일분에서 7월에는 58일분으로 늘었다.
이런 시장의 위축은 일단 지난해 과도한 성장으로 인한 ‘조정’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조처로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각종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하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45% 성장했고 올 상반기에는 48%나 성장했다. 지난 1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4%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을 억제하려는 강력한 ‘출구전략’을 전방위적으로 실시하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이성을 되찾았다”고 중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지난해 강력한 내수확대 정책이 새 수요를 창출해내지 못하고, 미래의 소비를 희생시킨 정책이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자동차 회사의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정부의 각종 혜택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미리 앞당겨 차를 구매했기 때문에 올해는 조정기를 거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비수기 요소까지 겹치면서 올 초에 비해 판매량이 떨어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둥양 비서장은 올해 중국 시장에서 1500만대 정도가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상반기 7개월 동안 1000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판매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도 달라진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생산량 감축과 할인판매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의 대표적 토종 자동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올해 생산 목표를 애초 80만대에서 60만대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많은 기업들이 중국 시장이 계속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생산라인을 증설해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할인 경쟁이 벌어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발전개혁위원회는 7월 중국산 승용차 가격이 6월에 비해 0.09% 상승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47% 하락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한 업계관계자는 “공급과잉 상태에서 할인 경쟁이 벌어지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게 돼 수요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일어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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