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압력에 통관은 재개…제값받기 전략나서
“내년엔 수출 30% 줄여” 당분간 가격폭등 전망
중국발 ‘희토 분쟁’
“희토류 수출, 중국은 ‘노’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 상무부 산하 신문인 <국제상보>는 지난 28일 이런 칼럼을 통해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풀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세기 첨단산업의 필수재료인 희토류의 세계 공급량 97%를 담당해온 중국이 밸브를 닫고 있다. 스칸듐, 이트륨, 란탄 계열 등 이름도 생소한 희토류 광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전기자동차, 풍력발전 모터, 휴대전화 등 다양한 전자제품들은 생산되지 않는다. 미국·독일·일본 등이 중국이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희토류 수출 규제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제로 삼겠다고 나선 이유다.
중국발 ‘희토전쟁’에 세계가 주목하게 된 것은 지난 9월 중-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와중에,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부터다. 이후 중국은 미국, 유럽행 희토류 수출 통관도 제한했다가 국제적 압력이 거세지자 지난 28일 통관 절차는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희토류 수출량을 줄이기 시작한 것은 이미 2006년부터이며, 지난해 9월 ‘희토산업발전정책’을 발표해 희토 수출을 줄이고 산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정책방향을 분명히 했다. 매년 하반기 중국의 희토류 수출쿼터를 보면 2006년 5만3000t에서 2008년 3만4600덩샤오핑은 1992년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가 있다”는 말로 현재의 변화를 예고했다. 중국의 새 희토류 정책은 1970년대 오일쇼크처럼 전세계 첨단산업을 마비시키는 ‘희토류 쇼크’로 이어질까? 한동안은 재고 부족과 희토류 가격 급등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줄이면서 지난 1년 새 희토류 가격이 4~6배 폭등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차세대 첨단제품을 주력 산업으로 키우려는 나라들에는 타격이다. 그러나 반론도 많다. 희토류는 이름과는 달리 특별히 희귀한 광물이 아니며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값싼 중국산에 밀려 문을 닫았던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광산이 재가동되면 공급량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광산이 완전 재가동되는 데 필요한 3~10년 동안 세계는 희토류 부족과 가격 급등을 견뎌야 한다. “희토류 자원을 관리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의 최근 발언은 중국이 희토류 정책에 대해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세계는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에 길들여졌지만,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 전세계 희토류 전쟁…한국 비축량은 하루치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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