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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22 20:33 수정 : 2011.04.22 20:41

박물관 북문 광장에 서 있던 공자 동상(오른쪽)과 동상이 있던 자리(왼쪽)

천안문 공자상 철거이전
좌·우파 ‘기싸움’ 해석도

중국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광장에 서 있던 대형 공자 동상이 사라졌다.

중국 국가박물관이 지난 20일 밤 박물관 북문 광장에 서 있던 공자 동상(오른쪽 사진)을 박물관 안쪽 정원에 있는 조각원으로 옮겼다고 <베이징만보> 등이 21일 보도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9.5m 높이의 이 공자상은 지난 1월11일 낙성식을 거쳐 일반에 공개됐다. 동상이 서 있던 자리는 푸른 철판으로 덮였고(왼쪽), 공안이 행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애초 이 공자 동상은 베이징의 중심 도로인 창안제를 사이에 두고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초상화와 마주보고 있어 화제가 됐다. 톈안먼 성루에 걸려 있는 마오쩌둥의 높이 6m, 폭 4.6m의 초상화에 비해 훨씬 규모가 크고 압도하는 모습인 것도 논란거리였다.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 기간에 이른바 ‘비림비공(批林批孔·임표와 공자 비판)’ 운동을 벌여 공자와 유교 사상을 철저하게 탄압했는데, 톈안먼 광장에 공자가 들어서자 공산당이 주도하는 ‘유교 부활’의 정치적 상징으로 비춰졌다.

박물관 쪽은 공자상이 완공됐으나 조각원의 전시공간이 완공되지 않아 잠시 광장에 두었다가 공사가 끝난 조각원으로 옮겼다고 해명했지만, 정식 낙성식까지 거행된 동상이 ‘철거’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시장주의 확산으로 공산주의 이념의 정당성이 약화된 중국에서 당국은 국민을 단결시킬 정신적 이념으로 유교와 공자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공자 동상이 결국 톈안먼 광장에서 사라진 것은 마오와 공자로 상징되는 좌·우파의 팽팽한 ‘기싸움’으로도 해석된다. 공자의 ‘100일 천하’에 대해 네티즌들은 ‘당국의 조변석개로 공자가 정치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minggu@hani.co.kr

사진 <베이징만보>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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