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향’ 정딩현을 가다
국방부장 비서로 군부인맥 쌓은 뒤29살 정딩현 부서기로 시장개혁 실험
홍루몽 세트장 유치성공으로 각광
원로 배려·포용력, 정치적 성공 바탕 푸젠·저장·상하이 근무로 업적쌓아
경제·금융개혁 적극적 기대 많아 ‘시진핑호’가 중국 공산당 18차 당대회에서 닻을 올리고 있다. 18차 당대회 주석단은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18차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370여명을 선정할 후보 명단을 확정했으며, 여기서 뽑힌 중앙위원들이 15일 18기 1중전회에서 상무위원을 선출하는 형식으로 새 지도부가 확정돼 공개된다. 5세대 지도부가 이끌 향후 10년간 중국의 정책과 방향을 예측할 단서를 찾기 위해 시진핑 리더십의 성격, 정치적 인맥 등을 탐구한다. 30년 전, 29살의 젊은 관리 한명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서남쪽으로 약 300㎞ 떨어진 허베이성의 농촌 지역 정딩현의 부서기로 도착했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개혁개방이 꿈틀대던 1982년 다들 대도시를 향해 몰려들던 물결을 거슬러 그는 시골의 기층에서 정치 생애의 초석을 놓기 시작했다. 30년 뒤, 그는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중국 공산당 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 등극을 앞두고 있는 시진핑(59)이다. 얼마 전 찾아간 정딩에는 아직도 시진핑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시진핑이 이곳의 서기로 일하던 시절, 생산대대 대장으로서 시진핑과 자주 만나곤 했다는 샤오아무개(67)는 “시진핑은 젊지만 인격이 훌륭한 지도자였다”고 회상했다. “아버지가 고관이었지만 자만하거나 잘난 체하는 일이 없었고, 현 위원회 근처 소박한 집에서 일반 주민들과 어울려 살았다. 몇년 전에는 부인 펑리위안도 함께 정딩을 방문해 주민들 앞에서 무료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혁개방이 막 시작된 시기에 시진핑이 낙후된 농촌이었던 정딩을 발전시키려 관광지인 룽궈푸를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딩현 중심에 있는 룽궈푸는 시진핑이 이곳에 남긴 대표적 ‘업적’이다. 당시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을 드라마로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시진핑은 촬영 세트장을 이 시골지역에 ‘유치’했다. 촬영 뒤 이 시설은 관광지로 개방됐고, 드라마가 유명해지면서 한때 전국적으로 관광산업 육성의 모범으로 각광을 받았다. 시진핑도 유능한 젊은 관료로 주목받았다. 정딩은 시진핑의 정치적 야심과 리더십이 싹을 틔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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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딩에 있는 <삼국지>의 명장 조자룡 탄생지 유적 입구에 시진핑이 부인 펑리위안과 함께 2005년 방문했던 당시 사진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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