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1.18 20:47
수정 : 2012.11.19 08:57
권력교체기 강경시위 재점화
중국의 시진핑 지도부가 들어선 공산당 18차 당대회를 전후해 중국 통치에 항의하는 티베트인의 분신이 잇따르고 있다.
17일에는 중국 서부 칭하이성의 퉁런현에서 창모 크이라는 티베트인 여성 운전수가 분신해 숨졌다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국제티베트캠페인 등이 발표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상다츠런이라는 24살의 티베트인이 퉁런현에서 가까운 이쿠현 정부청사 앞에서 분신 시위를 하다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화장식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고, 현지 공안 당국은 무장경찰 병력을 증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퉁런현에서는 15일 23살 여성 팅진 돌마와 18살 남성이 잇따라 분신해 여성이 사망했다. 중국 공산당 당대회 전날인 7일 이후 분신한 티베트인은 적어도 13명 이상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국제티베트캠페인은 최근 중국 공산당 당대회를 전후해 티베트인들의 분신이 크게 증가한 것은 중국의 권력 교체기에 티베트 통치에 대한 티베트인들의 불만을 드러내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집계로는 2009년 이후 75명 이상의 티베트인들이 분신해 이 가운데 59명이 숨졌다. 분신은 초기에는 아바현 등 쓰촨성의 티베트인 거주지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티베트(시짱)자치구, 칭하이성, 간쑤성 등 티베트인 거주지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잇단 분신에 대해 “중국 지도부가 자유와 정의를 포용하고, 티베트인의 비폭력적 투쟁을 탄압하기 위한 무력 사용을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소수의 티베트인 분신 사건을 기획·선동하는 것은 달라이 라마 세력이며, 독립을 목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이용하는 것은 불교 교리에 위배될 뿐 아니라 인류의 양심에 저촉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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