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3.10 20:29
수정 : 2013.03.10 22:29
홍콩 민주당, 시진핑에 항의서한
홍콩 인권운동가가 중국 반체제 인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부인을 만나려다 공안에 체포된 뒤 행방이 묘연해 홍콩 여론이 들끓고 있다.
홍콩 댜오위다오 보호 활동위원회 소속 인권운동가인 양쾅은 지난 8일 밤 10시께 베이징 한 아파트에 연금된 류사오보의 부인 류샤를 만나러 갔다가 10여명의 괴한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양쾅은 폭행을 당한 뒤 공안 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졌고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핸드폰은 꺼진 상태다. 양쾅과 동행한 두 명의 카메라 기자도 괴한들에게 얼굴을 얻어맞은 뒤 카메라를 빼앗겼다.
중국 공안 당국은 지난해 12월 저명한 인권운동가인 후자가 동료들과 함께 감시망을 뚫고 류샤를 만나는 데 성공한 뒤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중국 형사소송법은 공안기관이 구류자의 가족들에게 24시간 안에 구류 사실을 알리고 체포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소식이 알려지자 홍콩 정치인들과 여론은 중국에 대한 불만으로 들끓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참석하려고 베이징에 온 홍콩 대표단의 탐이우 충 정협위원은 “베이징 정부가 진상을 철저하게 밝히고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양쾅과 기자들을 폭행한 것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찬위에남 댜오위다오 보호 활동위원회 부회장은 “중국 공안이 어딘가에 양쾅을 감금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홍콩 출신 전국인민대표는 “중국 리페이 상무위원회 법제공작위원회 부주임에게 우려를 전달했지만 ‘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엄정히 법을 집행한 것’이란 말만 들었다”고전했다. 중국에 비판적인 홍콩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중국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고, 중국의 정치체제가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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