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9 18:23
수정 : 2005.08.19 18:24
유족들, 아들이 보낸 것처럼 노모에 꾸준히 편지
심장병에 걸린 노모가 애지중지하던 외아들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을까봐 12년 동안 사실을 숨기고 가족들이 아들 이름으로 대신 편지를 보내는 등 정성으로 모셔온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세상을 떠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우창의 루마오잉 할머니는 91살로 천수를 누린 행복한 사람이었지만 그보다 더 큰 행복을 누려왔다는 것을 하늘나라에 가서 깨달았을 것이라고 우한의 <추톈진바오>가 19일 보도했다.
광둥외국무역대학에서 의사로 일하던 루의 외아들 천지여우는 1993년 53살의 나이로 병에 걸려 급사했지만, 며느리와 네 딸들은 당시 팔순의 문턱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루의 충격을 우려해 아들의 사망 소식을 숨기기로 했다. 외국의 오지에 파견 근무 중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이후 명절 때에도 못오고 전화도 못하는 건 너무 오지에 있기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지난 12년 동안 딸들은 아들이 보낸 것처럼 편지와 생전사진 등을 보냈고, 며느리는 집안에 대학생이 둘이나 있어 빠듯한 형편임에도 아들이 생전에 노모에게 부쳐왔던 생활비 2000위안(약 26만원)을 남편 이름으로 그대로 부쳐왔다. 루는 아들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경극의 한 구절을 흥얼거리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베이징/주소희 인턴기자
sushi100y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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