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3.06.09 21:01 수정 : 2013.06.09 21:37

중국 푸젠성에서 7일 생활고를 비관한 한 행상이 퇴근 버스에 불을 질러 8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신화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국 언론들은 8일 “퇴근시간인 7일 저녁 6시30분께 푸젠성 샤먼시의 고가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 안에서 생활고를 비관한 범인이 방화해 47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현장 조사와 목격자 증언, 유전자(DNA) 대조를 거쳐 샤먼 출신의 행상인 천수이쭝(59)이 방화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천도 현장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버스엔 이날 중국 대입시험을 마치고 귀가하던 고등학생 10여명을 포함해 90명의 승객이 만원을 이뤘다.

당국은 “천의 집에서 자신의 불우한 형편을 비관해 방화로 화를 풀려고 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천은 방화 전날인 6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1994년부터 거리 행상을 해왔고, 여러해 동안 거리 정화를 담당하는 공무원한테서 부당한 처사를 당했다”고 적었다. 천의 형은 “동생이 수차례 정부에 생활보호대상자 신청을 했지만 자격 미달로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지니계수가 0.474를 넘었는데, 0.4를 넘으면 심한 소득 불평등 상태로 여겨진다.

소식이 알려지자 방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우려를 표시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허술한 안전 관리와 소방 대책 탓에 120명이 숨진 지린성 가금류 가공 공장 화재를 함께 거론하며 “최근 화재가 잇따라 수많은 생명과 재산 손실이 있었다”며 “발전을 추구한다고 가장 소중한 생명이 뒷전에 밀리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도 “이번 일을 거울삼아 사회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버스에 ‘묻지마 방화’를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쓰촨성 청두에서 한 승객이 버스 안에서 휘발류를 뿌리고 방화해 27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같은해 상하이 인근 우시에서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철강 노동자가 불을 질러 24명이 숨졌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