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28 19:53
수정 : 2013.06.28 22:07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2013.06.27 청와대사진기자단
|
환구시보 “중·미 중간에 한국 둬야”
WSJ “북핵 해결방식 이견 반복”
요미우리 “중, 일본 견제기회로 삼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미국·일본 쪽의 평가는 한국 정부의 그것과 사뭇 다를 뿐 아니라, 서로 결이 달랐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을 중국 쪽으로 끌어당기는 게 외교 전략상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28일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의 칼럼을 통해 “신흥 대국인 중국과 전형적인 중등 강국인 한국이 ‘신형대국관계’를 수립하면 미국의 아시아 회귀라는 비정상정인 상황을 뛰어 넘을 수 있다”고 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치 사설에서 “한국을 미국의 품안에 두는 것과 대국(미국과 중국)의 중간 위치에 두는 것은 전략적인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언론은 박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일본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한 사실을 강조하거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친미적인 행보로 동북아를 홀대했지만 박 대통령은 다르다”(<봉황텔레비전> 등)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신화통신> 등은 “두 정상이 한-중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회담 결과를 평가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한-중 두 정상이 북핵 문제 해결에 협력하기로 했지만, 강조점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재개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방식에선 기존 견해 차이를 반복했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조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시 주석은 6자회담 등 다자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이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자국의 반대에도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과 중국이 함께 일본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한·중의 밀월’을 연출함으로써 일본을 견제하는 절호의 기회로 본 것이 틀림없다”며 “박 대통령도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을 방문해 아베 정권에 대한 불신감을 표명했다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이 역사 문제에서 한국과 연대해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워싱턴·도쿄/성연철 박현 정남구 특파원
sych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