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9.03 20:04
수정 : 2013.09.03 21:27
장제민, 국자위 주임서 해임당해
정유공장 신증설 보시라이 지원
막후 쩡칭훙은 석유방과 거리두기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가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장제민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주임에서 해임했다고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의 심복이자 ‘석유방’(석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정치세력)의 핵심 인물인 그가 부정부패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을 뿐만 아니라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진핑 지도부의 ‘석유방’ 비리 조사가 결국 저우융캉-보시라이 세력과 이들의 국유기업 커넥션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화통신>은 이날 소식통의 말을 따서 “보시라이가 랴오닝 성장과 충칭시 당서기로 재직할 때 장제민이 이들 지역에 정유공장을 신·증설하는 방식으로 보가 실적을 쌓고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장제민은 지난 3월 국자위 주임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중국석유 사장과 이사장 등을 지냈다. <신화통신>은 “중국석유는 랴오닝성 다롄과 푸순에 1천만t급 정유공장을 두개나 보유하고 있다. 또 보시라이가 2007년 충칭시 당서기로 취임한 직후에도 중국석유가 150억위안(2조6800억원)을 투자해 650만t 규모의 정유공장을 신설하고 2년 뒤 이를 확장했다”고 보도했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북부의 정유 시설은 공급 과잉상태”라며, 장제민과 보시라이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장제민과 보시라이의 유착 관계를 보도한 것은 당국이 석유방 비리 조사를 통해 친 보시라이파를 척결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석유방 조사의 종착지로 거론되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은 보에 대한 사법 처리를 강하게 반대한 보시라이 지지파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석유방의 막후 거두로 알려진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 쪽은 저우융캉을 비롯한 석유방 세력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중화권 매체인 <보쉰>은 베이징 소식통의 말을 따 “쩡칭훙은 석유방 세력과 관련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쩡이 석유방 조사의 여파가 자신에게 미칠 것을 우려해 측근들을 통해 자신을 변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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