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30 19:34
수정 : 2005.08.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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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역 앞엔 ‘상하이 드림’을 꿈꾸며 농촌에서 올라온 이들로 넘쳐난다. 갈 곳이 없는 이들은 직장을 구할 때까지 역 앞에서 노숙하기 일쑤다. 상하이/우수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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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혁개방 사각지대 중서부 1년 농사 소득 10만원도 안돼
무작정 기차에 몸싣고 꿈실어…상하이역 주변 노숙자 넘쳐
“안후이성에서 왔습니다. 어디 일거리 좀 알아봐 주지 않겠소?”
상하이 역 광장에서 노숙하고 있는 40대의 추이는 안후이성이 상하이에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낡은 버스와 기차를 갈아 타고 꼬박 이틀 걸려서 상하이로 왔다. 고향에선 일년 농사를 지어봐야 고작 6백위안(7만5천원) 정도 손에 쥘 수 있었다. 아들 교육이나 가족 부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작정 상하이에 왔지만 역 주변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하이역 주변엔 같은 처지의 농촌 출신 노숙자들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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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지는 중국 도시-농촌 소득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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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불법이주자’들은 시골에서 세월만 축내는 것보다는 낫다고 입을 모은다. 개혁개방에서 벗어난 중서부 내륙지역에선 의료혜택이나 주택배당, 실업수당 등의 복리혜택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연평균 9%라는 고속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에선 도농간 소득격차가 매년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치협상회의 제10기 전국 상무위원회 10차 회의에 제출된 보고서를 보면, 도농간 소득격차는 1985년 2.57배에서 2004년 3.23배로 확대됐다. 연수입 625위안(7만8천원)의 빈곤선 기준에서 보면 중국의 빈곤층은 2900여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연수입 865위안(10만8천원)이라는 저소득 기준에선 9천여만명에 달한다. 중국 전체 인구 13억명 가운데 9억명의 농촌 인구 중 10%가 절대빈곤에 있음을 의미한다.
농촌에서도 지역 격차가 적지 않다. 지난해 중국농민의 1인당 연 평균수입은 967위안(12만원)이다. 그러나 상하이 인근 농민은 3815위안, 베이징 인근은 2662위안, 장강 삼각주의 저장성은 2675위안이다.도시 노동자들의 연간 소득에 버금간다.
반면 서쪽의 신장·위구르 농민의 연수입은 493위안, 인근 칭하이지역은 476위안, 간쑤지역은 450위안, 그리고 티베트 자치구는 408위안(5만원)에 불과해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아직도 거의 1억명에 달하는 농촌인구가 라디오나 TV와는 무관한 삶을 보내고 있다. 중국정부는 1998년부터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라디오와 같은 기본 문화생활만큼은 영위할 수 있도록 ‘문화생활 영위사업’을 벌여 전체 인구 중 라디오 청취가능 인구비율이 1998년의 88.3%에서 93.6%로 증가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아직도 1억여명의 중국인이 라디오를 모르고 지내는 셈이다.
상하이/글·사진 우수근 통신원 iloveasia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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