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마찰 해소, 위안화 추가절상 등 관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5일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 3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후진타오 주석은 순방을 마친 뒤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뉴욕에 머물며 유엔 창설 6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에 참석, 연설할 예정이다. 그의 이번 순방은 미국과의 통상마찰 해소라는 과제 외에 국가주석 취임 후 첫 미국 방문라는 점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 주석은 시애틀에 도착, 보잉사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둘러보는 것으로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거액의 구매계약 체결이라는 선물보따리를 풀어 놓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중국은 후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통상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대형 구매계약의 기본 협의를 끝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60억달러 규모의 보잉 최신 여객기 60대의 구매계약을 체결한 중국은 이번 후 주석의 보잉사 방문에 맞춰 보잉 737 여객기를 추가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계 최대 원자력 설비업체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원자로 4기의 건설공사를 발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웨스팅하우스는 그동안 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프랑스, 러시아 업체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여 왔다.무역 불균형 확대로 빚어진 중국산 섬유류 수입제한 등 미국의 대중국 제재조치를 풀기 위해 위안화 추가 절상이라는 카드가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금융전문가들은 현재의 위안화 수준이 시장의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고 대중국 보복관세 법안 제출을 계획중인 미국의 일부 상원의원들은 후 주석 방미 때 환율 재평가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이 그동안 강조해 온 것처럼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위안화를 추가 절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7.21 환율제도 개혁 이후 달러당 8.11위안으로 절상된 위안화 가치가 제자리를 맴도는 수준이었다가 후 주석의 방미를 코 앞에 둔 1일 8.10선을 깨고 상승한 것도 추가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의 결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미국에 베푸는 호의적인 선물의 대가로 섬유류를 포함한 통상갈등 해소와 함께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경을 초월한 에너지 기업의 합병을 정치적으로 방해하지 말 것을 부시 대통령에게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21세기 최대 현안인 에너지 확보 문제를 풀기 위해 해외 에너지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최근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가 미국의 정치력 압력으로 유노콜 인수에 실패한 것은 뼈아픈 경험일 수 밖에 없다. 후 주석은 에너지 분야의 협력 외에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가 대만 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무기판매 중단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오는 12일로 시작되는 주에 속개될 예정인 제4차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 문제에 대해 좀 더 유연성을 발휘하라고 미국에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장옌 중국 외교부 군공사 사장은 1일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다시 가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안전협정을 준수한다면 민수용 원자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을 진원지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 위협론에 대해서도 중국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지향하며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미국의 협조를 당부할 것이 확실하다. 중국이 후 주석의 이번 순방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가운데 7일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8일 예일대에서 연설하고 캐나다와 멕시코 방문을 마친 뒤 유엔 연설을 위해 14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중국은 캐나다 방문이 8년만에 이뤄지는 국가원수의 방문이라는 점에, 멕시코는 중요한 교역파트너이자 투자대상국이라는 점에 각각 의미를 두고 있다. 후 주석은 유엔 연설을 통해 주요 국제문제와 유엔 개혁 및 역할 강화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올 연말께, 이르면 11월쯤 중국을 답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http://blog.yonhapnews.co.kr/jeansap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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