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2.29 15:50
수정 : 2013.12.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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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 시내 만두집에서 주문한 음식을 계산하려고 줄을 서 있다. 웨이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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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탈 이미지로 ‘군중노선’ 부각 의도
일부 “쇼”, “황제 암행순시” 반응도
저우융캉 측근 부패 혐의 새로 공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밑을 맞아 친서민 이미지를 과시하며, 부패 척결 기치를 높이고 있다.
시 주석은 28일 베이징 시내 ‘칭펑’ 만두집에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 만두를 산 뒤 탁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1시20분께 이 식당에 들러 21위안(3600원) 짜리 돼지고기 만두와 냉채, 탕을 주문한 뒤 “다들 앉아 듭시다. 저도 밥 먹으러 왔습니다”라고 말한 뒤 20분 가량 머물렀다. 주변엔 측근인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부주임을 비롯해 경호원들이 동석했다. 이 소식은 한 시사평론가가 “시 형님(習大大)이 만둣집에 나타났다”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사진과 함께 올린 뒤 순식간에 3만여회나 퍼나르기 됐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홍콩 <명보>는 이 식당 주인이 시 주석이 앉은 탁자를 ‘보배’로 간직하겠다며 따로 보관했다고 전했다.
정치평론가인 장리판은 “시 주석이 벌어진 당 간부와 인민 간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탈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이 강조한 ‘군중노선’을 부각하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에선 “이건 모두 계획된 쇼”라는 반응이 나왔다. 일부는 “과거 황제의 암행 순시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엔 베이징의 한 회사에 들러 난방 상황을 점검한 뒤 경로당에 들러 노인들을 위로했다. 지난 10일엔 시 주석의 부인이자 유명 가수인 펑리위안이 베이징에서 열린 음악회에 일반 관객들과 함께 줄을 서 입장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역점사업인 부패척결 캠페인도 여전히 서슬퍼렇다.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9일 “리충시 쓰촨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리 주석은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 1999년~2002년 쓰촨성 당서기로 근무할 때 비서장과 판공실 주임 등을 지냈다. 후난성 헝양시에서는 500명의 성급 인민대표들이 올초 1억1천만위안(약 191억원) 규모의 선거 부정을 저지른 혐의로 집단 해임됐다. 중국 언론들은 “건국 뒤 최대 규모의 인민대표 낙마 사태”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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