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17 20:01
수정 : 2014.04.17 22:23
‘로이터’, 중 유력소식통 인용 보도
“처벌·낙마시킨 인사들 자리
개혁성향 저장성 인사로 채울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부패와의 전쟁’은 집권 초기 자신의 측근을 요직에 배치해 국정 장악력을 높인 뒤 개혁을 추진하려는 목적이라고 중국 내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16일 중국 권력 내부에 밝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은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통해 요직에 있는 인사들을 교체한 뒤 자신의 측근이나 개혁 성향이 강한 인사를 당과 정부, 군 요직에 등용해야만 권력을 공고히 하면서 각종 개혁 과제들을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취임 일성으로 “부패한 자는 ‘호랑이’와 ‘파리’를 가리지 않고 모두 잡겠다”고 공언한 뒤 지금까지 24명의 장·차관급 고위 관료를 낙마시켰다. 지난해 부패로 처벌된 당 간부·관리는 18만여명에 이른다. 올해 시 주석을 만났다는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이 영향력이 강한 당 원로와 그 자녀들, 국유기업들의 저항 탓에 개혁을 추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반부패 정책은 시 주석에 맞는 인사들을 등용해 강력한 개혁을 추진하려는 서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부패한 고위직들이 낙마한 당·정·군·재계 요직에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학연·지연이 있는 개혁적 성향의 인사들을 기용하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핵심엔 저장성 출신 인사들이 있다.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은 2002~2007년 저장성 당 서기를 할 때 함께 일한 현지 관료 200여명을 중앙 고위직에 배치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남부 저장성은 광둥성과 함께 개혁개방의 선두에 서 있었던 덕에 관료들이 경제개혁에 개방적인 사고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소식통은 “시 주석과 가까운 샤바오룽 저장성 당 서기가 ‘중국의 화약고’인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로 옮겨 민족 갈등을 해결할 중임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2017년엔 최고위직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역시 저장성 출신인 중샤오쥔 당 중앙군사위 판공실 부주임도 45살의 젊은 나이지만 올해 안에 장성급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가 측근을 핵심에 포진시키는 것은 예외가 없다. 장쩌민 전 주석 시절엔 상하이방,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에는 공청단파가 권력의 핵심이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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