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29 22:29
수정 : 2014.07.29 22:33
저우융캉 누구
37년간 석유관련분야서 잔뼈
재산 140억달러…37개 기업 경영
보시라이와 연관되며 ‘몰락의 길’
저우융캉은 중국의 공안·사법 권력과 석유산업의 막대한 이권을 아우르는 ‘정치 왕국’을 건설했지만, 시진핑의 ‘부패와의 전쟁’ 앞에 무릎을 꿇게 됐다.
장쑤성 우시에서 태어난 저우는 베이징석유학원(현 중국석유대학)을 졸업하고 거대 에너지 국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의 총경리(회장)를 역임하며 석유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국토자원부장까지 포함해 석유 관련 분야에서만 37년을 보냈다. 석유방(석유기업 출신 정치 파벌)의 대부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후 중국의 공안, 사법, 무장경찰 등을 총괄하는 정법위원회 서기에 올라 ‘중국의 차르’라 불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쩡칭훙 전 부주석의 지원을 받았다.
저우융캉과 가족들은 지방정부와 석유 관련 산업의 이권에 개입해 막대한 검은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는 4월 저우융캉과 그의 아들 저우빈, 장모 잔민리 등을 포함한 일가가 중국에서 37개의 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이렇게 쌓은 재산이 최소 900억위안(약 14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들 저우빈은 페트로차이나가 소유한 유전과 주유소 등에 각종 장비를 판매하는 중쉬양광에너지기술의 최대 주주다. 이 회사의 자산은 저우융캉이 상무위원을 지내는 5년 동안 6배나 급증했다.
최근 저우융캉의 세력으로 분류되는 석유방과 쓰촨방, 공안방, 비서세력이 무더기로 낙마하면서 저우의 처벌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낙마한 장제민 전 국유자산 감독관리위원회 주임과 왕융춘 전 중국석유 부총경리 등은 석유방으로 분류된다. 리춘청 전 쓰촨성 당 부서기와 류한 진루그룹 이사장 등은 쓰촨방이며, 궈융샹 쓰촨성 부성장과 리화린 중국석유 부총재 등은 저우의 비서를 지낸 인사들이다. 공안 분야에선 지난 연말 낙마한 리둥성 공안부 부부장이 있다.
지난 4월엔 저우빈과 그 아내가 공안당국에 체포돼 베이징 모처에 구금돼 있다는 사실이 저우빈의 장모를 통해 확인됐다. 저우융캉 역시 가택연금 상태에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엔 저우융캉과 함께 보시라이 전 서기를 비호하던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부패 혐의로 낙마하면서 저우융캉의 낙마는 기정사실화됐다. 시 주석의 부패척결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부패관료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왕치산 중앙기율위 서기가 5월말부터 한달가량 공개 활동을 하지 않자 ‘저우융캉 사안 정리’에 집중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한때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막강 권력의 주인공 저우융캉은 1949년 중국 공산당 집권 이후 65년 만에 상무위원 사법처리라는 불명예의 주인공으로 기록될 처지에 놓였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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