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1.28 20:01
수정 : 2016.01.28 20:01
경수로 2기 “비상대응 구조 미흡”
“원전 건설 중단되지는 않을 것”
중국이 안전을 우려해 광둥성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잠정 중단했다.
중국 국무원은 27일 처음 펴낸 ‘핵 비상상황 대응백서’에서 “현재 중국의 핵 비상대응 구조는 새로운 상황과 도전에 대응하는 데 기술, 장비, 인력 등에서 미흡하다”고 발표했다. 백서 발표 기자회견장에 나온 쉬다저 국가원자력기구 주임은 “안전 문제 탓에 광둥성 타이산 유럽형 가압경수로(EPR) 건설을 중단했다”며 “공사 진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철저히 조사, 점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원전 건설이 중단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2009년 프랑스 기술을 도입해 타이산에 원자로 2기를 갖춘 원전 공사를 벌여왔다. 이곳 원자로는 한 기당 발전용량이 1750㎿(메가와트)로 세계 최대 규모다. 프랑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소통이 부족하고 일부 부품의 품질이 기준에 못 미치는 탓에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타이산 원전이 홍콩, 마카오 등에서 160㎞밖에 떨어지지 않은 탓에 두 도시 주민들도 불안감을 표시한 바 있다. 백서는 “중국은 핵 안전 수준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과거의 재앙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서는 2020년까지 원전 발전용량을 현재의 갑절 수준인 58GW(기가와트)로 올리겠다고 했다. 쉬 주임은 “현재 중국이 가동하는 원자로는 30기로 발전량은 총 28.3GW이며 향후 발전량이 26.7GW에 이르는 24개의 원자로를 건설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핵, 원자력 에너지 안전법과 300명 규모의 비상재난구조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4차 북핵 실험은 중국 영토에 영향이 없었다”고 했다. 리창 중국 과학원 핵안전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중국 원전은 서구 선진국에 견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10~20년가량 뒤져 있다. 중국 당국이 비상대응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